노란 비닐을 감고 있는 나무, 왜 그런 걸까요?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상무

발행일 2012.09.21. 00:00

수정일 2015.12.18. 15:19

조회 3,803

[서울톡톡] 북한산 국립공원이 참나무 시들음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6일 옛 직장 동료들과 북한산 등산을 갔다가 노란비닐에 쌓여 죽어가는 참나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구기동에서 대남문으로 올라가는 길은 아직 낙엽이 지기엔 이른 계절인데 등산로 양쪽으로 잎이 누렇게 변한 나무들이 노란 비닐로 감겨져 있거나 심지어 죽어가고 있었다. 왜일까?

북한산 국립공원 사무소 자원보전과 지형우 씨는 "참나무 시들음병 피해는 도봉산에서 시작하여 무숫골, 도선사, 화계사 방면으로 퍼지고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 270만 주의 참나무 중 59%(158만 주)가 감염되어 30만 주가 고사하였다"고 하면서 국립나무병원인 국립산림과학원의 방제 지침에 따라 피해 목에 끈끈이롤트랩을 감거나 괴사목을 토막을 내서 독성 농약을 뿌린 후 랩으로 밀폐시켜 훈증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월에는 참나무 시들음병 방제법을 찾기 위해 미국, 일본, 체코 학자들이 참석하는 국제심포지엄을 열기도 하였으나 아직 구체적인 이유와 대안이 없는 상태다. 참나무 시들음병 피해는 북한산뿐만 아니다. 남산,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대모산에 있는 참나무들 역시 비상이다.

남산의 경우 국립극장 뒷쪽 남산 북쪽 순환도로 입구에서 팔각정 방면 오른쪽까지 신갈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도로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숲속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나무토막을 쌓아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남산공원 산림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 중부공원녹지사업소 강병기 주무관은 "2004년 경기도 광주에서 발견하여 남산에서는 2008년 9월에 처음 참나무 시들음병을 확인했다. 10만 주 신갈나무 중 감염된 나무는 7천 주이며 이 중 고사목은 2천300주 정도라고 하면서 남산은 생태경관 보전지역이므로 조금 감염됐다고해서 무조건 자를 수도 없는 입장이라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했다. 

진짜 나무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은 참나무는 특정한 나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를 모두 합쳐 부르는 말이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 6종 모두 참나무다. 이 중 참나무 시들음병에 걸리기 쉬운 나무는 신갈나무라고 한다.

신갈나무의 이름은 떡갈나무의 이름 유래와 비슷하다. 옛날 나무꾼들이 숲속에서 짚신 바닥이 해지면 잎이 넓은 이 나무의 잎을 짚신 바닥에 깔아 사용했다 해서 생긴 이름이다. 6종의 참나무 구분은 전문가들도 어렵다고 한다.

임금님 수랏상에 오른 도토리라는 뜻의 상수리나무는 그 의미 그대로 가장 맛잇는 열매를 생산해낸다. 다람쥐들은 전분이 많이 들어있는 도토리를 많이 먹어 두어야 겨울잠에 들 수 있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비상식량처럼 저장하는 습관이 있어 당장 먹지 않고 숲 속 이곳저곳에 묻어두는데 숨긴 장소를 기억하지 못해 먹지 못한 채 서둘러 겨울잠에 들어가 버리기도 한다. 다람쥐가 찾지 못해 땅 속에 묻혀있던 도토리가 이듬해 봄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자라 참나무 숲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숲이 사회를 안정시키고 현대문명으로 얻은 병을 치유하여 공공비용의 지출을 적게 하고 공동체를 효과적으로 결속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숲은 목재를 생산하고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는 자연자원이다. 우리는 소중한 자연자원을 잘 관리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는, 환경 오염으로 자연이 자꾸 훼손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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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참나무 #참나무시들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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