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정취, 정독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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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1.03. 00:00
시민기자 이정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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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면 운동, 금연, 공부 등 새로운 결심을 몇 개쯤 하게 된다. 새해를 좀 더 내실 있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가끔씩 찾았던 정독도서관에 들렀다. 인터넷으로 거의 모든 것을 다 검색해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가끔은 도서관을 찾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은 동네 가까운 곳에서 크고 작은 도서관을 쉽게 찾을 수가 있는데, 예전 학창시절에만 해도 몇 개의 큰 도서관이 전부였다. 물론 지금도 작은 도서관에 없는 자료는 큰 도서관을 찾아가서 구하지만, 종종 그 시절을 생각하며 오래된 책 냄새가 물씬 나는 도서관을 찾기도 한다. 그렇게 다니는 도서관 중에 한 곳이 정독도서관이다. 50만권에 달하는 장서가 비치돼 있어 웬만한 자료는 다 찾아볼 수 있고, 도심에 위치해서 서울 전역에서 이용객들이 찾아와 학구열이 뜨겁다. 경기고등학교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니 도서관이라기보다는 학교에 온 것 같다. 또 오래된 건물을 개조 하다보니 넓기도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기도 하다. 하지만 서울시내 이렇게 넓은 정원이 있는 도서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휴게공간이 넉넉해 간식이나 차를 마시며 머리를 식힐 수 있어 좋다. 도심 한복판에서 느끼기 어려운 적막함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열람실에 있으면 마치 고등학교 때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러다가 정원 벤치에 앉아 있으면 ‘대학에 꼭 붙을거야’하며 서로를 위로하던 그 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 도서관 정문에 들어서면 마당에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보이고, 나무그늘을 따라 벤치도 설치돼 있다. 정원에는 연못 뿐 아니라 원두막도 있어 여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이 곳에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강당 위치에 자리 잡은 큰 식당 역시 도서관 식당의 맛을 제대로 낸다. 카레라이스, 하이라이스 등은 도서관 식당의 주메뉴이고, 이밖에 라면자판기에서 끓인 라면을 먹거나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 현재는 지붕 보수공사 관계로 이용할 수 없다. 도서관이 북촌길에 있다보니 주변에 볼거리도 많아 도서관을 오가는 길도 즐겁다. 정독도서관 부근은 최근에 놀라울 만큼 빨리 변하고 있어 갈 때마다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숨어있는 맛집이 많은 것도 이 동네이고, 오래된 집을 개조해 특징 있는 장신구, 인테리어 등의 가게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도서관 부근에는 세계장신구박물관, 티벳박물관, 생활차박물관, 실크로드박물관 등 소규모 박물관들도 몰려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주변 환경과는 다르게 오래된 정취를 더해가는 정독도서관은 갈 때마다 오래된 책장을 넘기는 것 같아 마음이 풍성해진다. 도심 속 조용하고 적막한 넓은 도서관, 서울 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 곳의 정취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아질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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