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네 꿈을 펼쳐라
발행일 2014.04.14. 00:00
[서울톡톡] 몇 년 전, 통계청에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을 조사한 결과 선호도 1위가 '공무원'으로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나이에 맞지 않는 현실적인 대답에 마음이 씁쓸하기만 하는데, 이러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특별한 작품이 있다하여 찾아가봤다.
강서구 염창동에 위치한 염경초등학교, 이 학교 현관에 얼마 전 '염경꿈터'가 만들어졌다. 가로 9m, 세로 6m 크기의 언뜻 보기에 벽화 같은 '염경꿈터'는 전교생 1100여 명 이 공동 제작한 것으로, 아이들이 꿈꾸어 온 소중한 꿈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장래 희망을 직접 아크릴판에 그림과 글씨로써 정성껏 새겨 넣은 이 '염경꿈터'엔 과연 어떤 꿈들이 나래를 펼치고 있을까?
"나의 꿈은 수의사입니다. 수의사가 되면 떠돌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아프지 않게 잘 치료해 주겠습니다." "요리사가 꿈입니다. 맛있는 요리를 많이많이 만들어 아프리카의 굶는 아이들에게 보내줄 거예요." "김연아 언니처럼 훌륭한 피겨스케이트선수가 되겠습니다. 그 꿈을 위해 매일 운동장에서 회전돌기연습을 합니다."
운동선수, UN사무총장, 인형디자이너, 동시통역사, 플로리스트 등 아이들의 꿈은 원대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퍽 구체적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꿈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들의 꿈이 하나 같이 맑고 순수하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염경초등학교에서는 현관 앞 게시판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꿈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코너를 하나 마련했다. 우중충하기만 했던 게시판의 이미지도 바꾸고 서로 소통하며 즐거운 학교생활이 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아이들의 관심은 예상을 뛰어 넘어 게시판 앞은 아이들로 북적였다. 서로의 꿈을 통해 소통이 이뤄진 것이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받아들여 일회성 종이가 아닌 아크릴에 적어 넣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전교생 모두의 꿈을 담아 마치 벽화 같은 '염경꿈터'를 탄생시킨 것이다.
염경초등학교 김재환 교장은 "아이들이 서로 서로의 꿈을 이렇게 학교 벽면에 발표함으로써 오며가며 자기들의 꿈도 키우고 친구들의 꿈도 응원해 주는 것 같아 흐뭇하다"면서 "벽면 장식 효과도 있어 우중충 했던 학교 현관이 밝아지고 더욱 안정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꿈과 재능이 영그는 이 '염경꿈터'에 학부모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에 급식 모니터링을 나온 3학년생 학부모 조성란(41) 씨는 "천진스럽고 맑은 아이들의 꿈을 보며 반성 많이 했다"면서 "부모가 아이들의 꿈을 좌지우지해선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학년 이경희 교사는 이 '염경꿈터'에 대해 "아이들의 재능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어 좋고 아이들도 스스로의 꿈을 향해 노력해 나가게 돼 좋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이 '염경꿈터' 조성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다른 학교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태다. 학교에서는 앞으로 매년마다 아이들의 꿈을 다시 물어 제1, 2의 '염경꿈터'를 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아이들의 꿈은 무궁무진해 언제라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이 자라는 산실 '염경꿈터' 한 쪽엔 '큰 꿈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 된다'라는 글귀도 새겨져 있다. 등하교길 매일 매일 영글어 가는 나의 꿈과 함께 친구의 꿈도 찾아보며 꿈을 향해 한걸음씩 착실히 내딛고 있을 아이들. 더욱 푸르러지는 계절과 함께 아이들의 꿈도 푸르게 자라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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