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없는 서울 디자인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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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10.26. 00:00
시민기자 박동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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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거리가 산뜻해지고 있다. 불규칙한 간판들이 환경과 조화를 이뤄 산뜻하게 단장되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색상과 깔끔한 입체적 디자인으로 제작된 간판들이 속속 등장해 도심 미관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 또 바람이 불 때 소음과 함께 보기 흉하던 현수막도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버젓이 도시 미관을 해치는 후진국형 주범이 하나 있다. 도심 한복판은 물론이고 시내 골목골목마다 우뚝우뚝 솟아있는 전봇대들이다. 더욱이 전봇대와 전봇대를 연결해놓은 각종 전선과 겹겹의 통신선들이 눈을 어지럽게 한다. 적게는 수십 개에서 백 개가 넘는 선들이 모여 있는 곳도 많다. 몇 년 전 유럽 주요 도시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는 전봇대를 거의 보지 못했다. 모두다 지하로 연결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파헤치거나 잘라서 땜질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최초 매설 공사를 할 때 뒷손질을 보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문제는 전봇대에 매달려 있는 각종 선들 중 사용하지 않는 선들이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시내를 다니다보면 전봇대에 걸려있는 선들 중 잘려지고 찢겨 축축 늘어져 있는 선들이 거의 3분의 1이다. 주택가 밀집 지역의 경우 잦은 이사 등으로 인터넷 선이나 케이블 텔레비전선을 쓰다가 승계하지 않거나 다른 통신사에 가입해 기존선들을 사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죽은 선들이 하늘의 쓰레기로 남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중선은 도시 미관 뿐 아니라 소방차량의 진입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만큼 지중화 사업은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간혹 주요 도로의 경우 선들을 가지런히 한데 묶어 보기 좋게 해놓은 곳도 볼 수 있지만 극히 일부 지역이다. 물론 서초구 등 일부 자치구에서는 새로운 대형 건물을 지을 때 각 종 전선을 땅 속에 묻도록 하는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나아가 서울시의 경우 2011년까지 25개 구별로 한 곳씩 ‘디자인 서울거리’를 선정, 이곳의 공중선을 모두 지중화 할 계획이라니 다행스럽다. 물론 예산문제나 주변 환경, 각종 여건 등으로 당장은 선들의 지중화 작업에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가능한 빨리 지중화 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 지중화 사업을 할 경우에는 재차, 삼차 도로를 파헤쳐 예산 낭비나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처음부터 계획을 철저히 잡아 낭비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전봇대와 하늘에 어지럽게 늘린 어지러운 선이 자취를 감추고, 보다 깔끔하고 단장된 아름다운 서울을 맞이할 날도 머지않은 느낌이다. 그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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