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문화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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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10.15. 00:00
시민기자 이정엽 | |
도시의 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빌딩에서 간판, 그리고 거리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지역의 성격을 말해주는 요소가 이제는 보다 섬세한 부분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서울이 세련되어 가고, 시민들의 안목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의 빌딩이면 커다란 간판이 덕지덕지 붙어있어 오히려 아무 것도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서울 간판의 현주소이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반감이 늘고 고쳐봐야겠다는 의식이 커지면서 간판정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물론 종로나 청계천의 경우처럼 시에서 일정 지역을 정해 보조금을 주며 간판정비에 나선 경우도 있지만, 이제는 간판이 상점의 얼굴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상점 주인들이 독특하고 세련된 간판을 만들어 다는 경우도 많아졌다. 가회동, 안국동, 명동 뒷골목 등 서울 시내의 오래된 동네를 돌다보면 서울의 간판도 수십년에 걸쳐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수 십 년 전 옛 간판은 요란하지 않지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00병원, 약국이면 약, 쌀가게면 쌀 등 상호가 단순해 누가 봐도 단번에 알 수가 있었다. 이에 비해 요즘은 클리닉, 어패럴, 살롱 등 외래어 표기가 많고, 또 간판만 봐서는 뭘 하는 상점인지 알기 어려운 곳들도 많다. 물론 그 당시는 가게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한 간판도 쉽게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높은 빌딩에 상가가 많아지면서 ‘어떻게 하면 보다 눈에 띌 수 있을까’만을 고민하다 보니, 현재와 같이 보다 크고 현란한 간판들만이 아우성을 치게 된 것이다. 이런 아우성으로는 그 어떤 간판도 눈에 띄지 않고, 오히려 시각적인 불편함만을 준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입간판이나 벽면간판, 돌출간판 등 보다 간결하면서 세련된 간판들이 늘어나고 있다. 빌딩을 장식하고 있는 간판들이 정비된다면 빌딩 자체도 한결 보기 좋아질 것이고 이로 인해 거리도 한층 정리된 느낌이 들 것이다. 세련되어 가는 느낌도 좋지만 문득 오래된 동네의 간판을 보면서 옛 느낌도 아주 사라져 버리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 옛 정취가 묻어나는 세련됨, 너무 어려운 작업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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