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시장, 삶의 활력이 넘치는 곳

admin

발행일 2007.09.13. 00:00

수정일 2007.09.13. 00:00

조회 3,131



시민기자 최근모




4호선 회현역에 내려 주위를 둘러본다. 남대문 5번출구를 나타내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힘차게 터져 나오는 청년의 목소리. "골라 골라~ 언니, 엄마 다 같이 입는 멋쟁이 진, 청바지~..." 가판대에 올라간 구릿빛 피부의 앳된 장사꾼의 목청이 흥겹다. 역시 재래시장에는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남대문 시장은 말 그대로 숭례문(남대문)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인 만큼 역사 또한 조선 창업 당시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유서가 깊다.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이곳만의 특징은 상품의 다양성일 것이다. 단순히 옷만 파는 것이 아니라 숙녀복, 아동복, 액세서리, 안경, 잡화, 문구, 완구, 카메라... 가히 만물시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오랫동안 남대문 시장을 다녀보았지만 아직도 가 보지 못한 길과 눈으로 보지 못한 신기한 상품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동대문 시장이 현대식 고층빌딩들로 정돈되어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다면 남대문 시장은 아직도 옛 재래시장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채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공들였던 일이 좌절되거나 삶에 지쳤을 때 잠시 짬을 내서 이곳에 가보면, 상인들의 활기 넘치는 모습과 사람들의 활력에서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동양의 음양사상, 풍수지리.. 이런 얘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저마다 최선을 다해 삶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장소에 있는데 어찌 활력이 생기지 않겠는가. 타인의 삶에서 나를 돌아보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남대문 시장이다.


아직 들어가 보지 못한 수입상가 건물 앞을 지나자니 그 안에 둥지를 튼 상품들에 대한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보석, 시계, 액세서리. 원두, 만년필, 화장품.. 어지러울 정도로 많다. 동네 안경점보다 훨씬 싼 안경도매점들 뒤로 건강의 상징인 인삼가게들이 코너마다 보인다. 일본 관광객들이 김을 사기 위해 상점 안으로 들어가 흥정을 하기 시작한다. 그 옆으로 방금 반죽을 마치고 찌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만두가 눈에 들어왔다. 옹골옹골 속이 꽉 들어찬 만두가 먹음직스럽다. 그러고 보니 이곳까지 와서 먹거리를 놓칠 수 없다. 갈치조림을 주로 하는 골목, 다른 곳은 칼국수, 냉면, 김밥... 등을 주로 하는 분식골목, 순대와 해장국을 하는 먹자골목.. 이 골목들은 서로 떨어져 있어서 사실 한 번에 다 찾기가 쉽지 않다. 시간을 두고 발걸음을 하면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만두로 배를 채운 후,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카메라 상점들이 보였다. 젊은이들이 남대문 시장을 자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이곳의 카메라 상점 때문인 경우가 많다. 요즘 많이들 쓰는 디카가 각 회사별로 이곳에 입주해 있다. 인터넷에서 사는 것이 싸기는 하지만 직접보고 물건을 구매하고 싶은 디카족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그러고 보니 남대문이 재래시장이라기보다는 과거와 현대가 함께 공존하는 소통의 공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 잠시 지쳤다면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해 멀리 갈 것 없이 가까운 남대문 시장을 찾아가보길 권해본다.

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내려 남대문 시장 방향 출구로 나가면 바로 시장 입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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