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하는 마음으로... 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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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7.11. 00:00

수정일 2007.07.11. 00:00

조회 2,363



시민기자 김기영



얼마 전에 이사를 가게 되었다. 전에 살던 집과 같은 구에 있는 곳인데 오랜만의 이사라 낯설다. 그래서 매일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이사 오기 전 부동산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내려 역을 나가 처음 본 장소가 보문사(普門寺)였다. 도시 한 가운데 커다란 절이 보이는 것이 이사 올 동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학창시절 여행 중에 불국사 등을 방문하면서 부처님과 탑을 돌면서 절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촛불을 켜놓은 모습 등을 보면서 불교라는 것이 어떤 종교인지 조금은 알게 됐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가끔 절이나 천주교 성당 등을 찍게 되는데, 절의 이미지는 예술적이다. 전통적인 건축 양식으로 지은 절은 여러 가지 색깔을 사용해 누가 봐도 아름답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그리고 절을 구경하다보면 숲 속을 산책하는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안정된다. 그래서 다른 종교의 건축물을 방문하는 것 보다 절을 찍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사진은 빛과 색이 좌우하기 때문에 절에 투영되는 빛과 여러 가지 색깔은 좋은 포커스가 된다.

이사 온 동네에 있는 보문사를 방문했는데 그리 큰 절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알아보니 서울에만 있는 절이 아니었다. 서울에도 여러 곳이 있고, 부산 등에도 있는 큰 절이었다. 또한 반나절 동안 한국 전통의 사찰문화를 체험하면서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보문사 템플라이프’라는 사찰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이밖에도 식목행사, 연등축제, 동지 팥죽 나누기 등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보문사에서 가장 자랑하는 것은 석굴암이다. 경주의 석굴암이 연상되지만, 보문사 석굴암은 암석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경주 석굴암을 본떠 1972년에 제작되었다. 그 외 팔각구충 사리석탑, 산신을 모시는 산신각, 주불을 모시는 극락전, 선방 선불장, 종각, 대웅전 등으로 조성되었다. 또한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 98호 불화 영산회상(靈山會上)이 있다.

그리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을 운영한다. 다른 절과 다른 점은 문을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참선을 한다는 것이다. 절을 구경하다 불빛이 새어 나오는 곳을 보고 문 앞에 가보니 방문객이 조용히 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석굴암 앞에 촛불을 껴놓은 것이 보였다.

또한 보문사에는 산책길이 있는데 뒷산을 올라가듯 계단이 잘 만들어져있다. 길 양쪽에는 나무 등 식물이 우거져 있고, 그 곳으로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안내문이 보았다. 그리고 계단을 밟다가 봤는데 계단 마다 초록색 이끼 같은 것이 있었다. 도시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이라 신기했다. 그리고 작은 식물들이 계단 곳곳에서 자라고 있었다. 그래서 계단을 올라가면서 그 식물을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올라갔다. 도시의 아스팔트에서는 빨리 걷는데 절의 계단에서는 왜 그랬을까. 몸과 마음이 정화가 되는 것일까.

보문사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타 여행지에서 담는 사진보다 절 안에 있는 사물들을 찍는 것이 더 선명하게 찍힌 듯한 기분이다. 마음이 안정되면 몸도 따라가서 그럴까. 도시의 공해와 스트레스를 벗어나 도시 한 가운데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절인 것 같다. 옛 선인들이 절에서 몸과 마음을 수행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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