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음악회

admin

발행일 2007.05.11. 00:00

수정일 2007.05.11. 00:00

조회 2,551



시민기자 조문숙

지난 주말 인사동길을 지나다 길게 서 있는 행렬을 발견했다. 뭔가를 공짜로 주나보다 생각하며 ‘새로 나온 음료 시음회인가?’ 싶어 구경을 했다. 그런데 의외의 광경이 펼쳐졌다. 마스코트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메일로 사진을 보내주는 것이었다.

사진은 시작이었고, 본론은 거기서부터 였다. 한 기업의 건물 앞마당에서 무료콘서트를 열면서 관객을 입장시키기 위해 무료로 커피, 녹차, 콜라 등 음료수와 팝콘을 주고,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추첨을 통해 경품까지 마련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주황색 풍선을 받으려고 줄을 섰고, 풍선을 받은 후에는 솜사탕을 하나씩 받아들며 좋아했다.

마당 한 가운데 설치된 무대에서는 현악4중주단의 연주가 준비되고, 나무가 있는 야외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어 야외음악회를 즐기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사람들은 이 음악회를 통해 ‘여기에 이런 기업이 있었나’ 하며 생각하게 되고, 또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 또 신인 아티스트들은 이렇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주니, 음악을 전공하는 수많은 사람들도 반길 일일 것이다. 시민들은 무료콘서트를 대접받으며 즐길 수 있으니 또한 즐거운 일이다.

기업 뿐 아니라 학교나 소규모 단체에서도 무료콘서트를 개최하는 경우를 요즘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예술을 나눔으로 시민들에게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이런 시도는 참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종문화회관의 ‘천원의 행복’ 콘서트 예매티켓이 순식간에 동이 나는 것도, 예술의 전당의 브런치콘서트가 히트를 하는 것도, 모두 문화예술을 누리고자 하는 대중들의 욕구를 보여주는 단면일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 등의 클래식음악 공연장에는 노인층의 관객이 대부분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2,30대의 젊은층이 다수를 차지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교양을 위해서든, 고급스런 놀이문화라는 생각 때문이든, 문화예술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규모의 기획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소규모의 공연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그것을 더 많은 사람이 나누고... 그것이 도시 자체가 더욱더 세련되지는 길이 아닐까 싶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