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지식으로도 봉사를 할 수 있다니~
유제식
발행일 2011.04.14. 00:00
2007년도 아름다운 이웃 사업이 서울시 전역으로 활성화되기 전 서울시립대학교 종합사회복지관에 입사하여 새내기 사회복지사로서 가장 열의를 갖고 뛰어 들었던 사업이 지금 의 아름다운 이웃, 서울디딤돌 사업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의 능력보다는 열정이 앞섰던 저는 아름다운 이웃 후원업체를 개발하기 위해 무작정 지역상점 문을 두드렸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군데의 지역상점 문을 두드렸지만, 얘기조차 해보지 못하고 나와야 했던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그때마다 개인적인 속상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방문하게 된 이은수학학원. 사실 그날 날씨가 너무 추워 편의점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라도 마시며 몸을 녹여볼 생각에 편의점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편의점 2층에 있는 이은수학학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학원 문을 두드리며 사회 복지사임을 밝히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도 되겠느냐는 양해를 구한 후 문 앞에서 원장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얀 피부에 인자한 얼굴의 원장선생님께서 문밖으로 나오셨고, 간단한 내 소개와 함께 방문한 이유를 설명해 드리니 ‘밖이 많이 춥죠? 들어오세요.’라며 매우 친절히 맞아 주셨습니다. 학원 내부는 작은 공간에 커다란 둥근 원탁이 가운데 있었고 그 위에 학생들의 책이 가지런히 놓여있었습니다. 그날 처음 본 학원이었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으며,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조금 있으면 학생들이 올 시간이라서 수업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저에게 따뜻한 차를 권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원장님과 함께 아름다운 이웃 사업 소개와 복지관 이야기를 나누며, 사업에 동참할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원장선생님께서는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학원에 매여 있다 보니 시간도 없고 해서 생각만 하며 살았는데, 내가 가진 지식이 자원봉사의 원천이 될 수 있겠느냐"며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교육자는 교육자답게 살아야 한다.’라는 말을 건네시며 흔쾌히 사업 동참을 승낙하셨습니다. 그때의 원장님의 멋진 말씀이 아직도 기분 좋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렇게 서울시립대학교종합사회복지관과 맺은 이은수학학원의 인연이 벌써 3년이 되어 갑니다. 가끔 원장님과 전화 통화를 하다보면, 본인의 안부보다는 복지관에서 연결해준 아이들 자랑과 걱정이 이야기의 주를 이룹니다.
최근에는 대학을 가고 싶어 하는 실업계 고등학생을 알게 되어 원장님께 학원 입학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나 원장님께서는 현재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모두 초·중생들이라서 고등학생 입학이 부담스럽다고 하셨습니다. 오히려 더 미안해하시던 원장님은 본인이 알고 있는 영어학원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추천해 주신 영어학원의 원장님도 학생의 입학을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더욱 잘된 일은 이은수학 원장님께서도 학생이 처음에 원했던 것이 수학이었는데 그것을 거절한 것이 매우 미안했다며, 초·중생들 수업 종료 후 영어 학원 원장님과 상의하여 수학과 영어를 모두 가르쳐주신다는 겁니다.
요즘 많은 학원들이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때 이은수학 원장님과 같이 참봉사를 실천하는 선생님들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원장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유제식(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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