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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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4.04.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을지로 입구 지하철 역사 안에서 안데스 산맥의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한 번도 눈으로 보지 못한 곳이지만 귀로 듣는 삼뽀냐의 독특한 바람소리는 안데스 기슭에 살고 있는 이들의 정서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었다. 슬픈 것 같으면서도 고요한 그러면서도 다시 산들바람처럼 경쾌한 연주를 듣고 있자니 스르르 눈이 감겨왔다. 마음을 열고 그 부드러운 바람소리를 따라가자 어느새 눈에 남미 아메리카의 신비로운 광경들이 펼쳐졌다. 안데스 지역은 잉카문명이 발생한 곳으로 에콰도르, 볼리비아, 페루 등이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이 연주하는 케나(피리), 삼뽀냐(플롯), 차랑고(기타), 봄보(북) 등의 전통악기를 통해 들려주는 안데스 특유의 그 고요하면서도 바람소리 같은 선율을 ‘안데스 음악’이라고 한다. 주말 번잡한 명동을 지나던 시민들에게 청량한 바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에콰도르에서 온 ‘로스 안데스’ 그룹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지하라서 그런지 울림도 좋았고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관통하는 삼뽀냐의 연주가 바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서게 하였다. 하나 둘 모여든 인파들이 공연무대를 빙 둘러싸고 안데스 음악에 푹 빠져들었다. 넥타이를 점잖게 맨 샐러리맨도 있고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도 보인다. 자리에 앉아있던 아저씨 몇 분은 그새 잠이 들었는지 고개를 까딱거리며 깨었다 졸기를 반복한다. 그만큼 누구나 들어도 기분이 따뜻해지고 잠이 들 만큼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바로 안데스 음악의 큰 특징이 아닐까 싶다. 봄기운이 만연한 오후, 대청마루에서 깜박 잠들었다 시원한 바람에 깨어나 기지개를 켠 느낌처럼 마음이 참 편안하다. 연주가 다 끝날 때까지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은 자리를 떴지만 나는 안데스에서 온 그들이 궁금해졌다. 사진 몇 장 찍고 안데스 지역과 그들의 삶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았다. 잉카문명의 중심지인 안데스 산맥. 그리고 그 기슭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살아온 사람들. 잉카문명은 16세기 황금을 찾아온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종말을 고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음악은 외세의 많은 침략을 받은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에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잘 들렸는지도... 을지로 입구를 지나다 보면 안데스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아마도 이곳이 안데스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 공연장소인 듯하다. 명동을 찾게 되면 을지로 입구 역에도 한번 내려가 잠시라도 안데스 산맥의 바람소리를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Andes란 “하늘까지 계속되는 밭”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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