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경춘선 낭만열차
발행일 2010.12.24. 00:00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는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가 지난 20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경춘선은 1939년 경춘선 일본의 사업가에 의하여 사설철도로 만들어졌는데, 사설철도인 만큼 이윤 추구를 위하여 광물 및 산림자원에 최대한 인접하게 건설하였고, 일정거리 이상의 노선에만 사설철도를 허가한 당시 노선 허가 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직선화 대신 우회 경로로 건설되었다.
우회경로로 건설된 철도를 최근까지 개량하지 않고 사용한 덕분에 청량리역~춘천역까지 100km도 되지 않는 거리를 2시간대에 운행했고, 느림 속에서 느긋한 철도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일제의 자원 침탈 수단으로 건설된 경춘선은 학창시절 추억의 열차로, MT가는 대학생들의 흥겨운 열차로, 연인들의 낭만열차로 최근까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경춘선 무궁화호의 운행 중단으로 서울시내 마지막 간이역인 화랑대역도 영업을 중단 했고, 지난 20일에는 마지막 열차운행을 기념하며 노원구청의 주최로 '경춘선 마지막열차 추억담기 작은음악회'가 역내에서 열렸다. 하지만 등록문화제 제300호로 지정된 역사는 계속 보존된다. 1939년 경춘선 개통과 함께 근대 양식으로 건립된 역사는 1958년 기존의 태릉역에서 화랑대역으로 이름으로 바뀌었고 건립당시 그대로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철도가 떠나간 자리는 새로운 문화체험 공간으로 조성
경춘선 일반열차의 종운으로 폐선되는 서울시 구간의 옛 선로는 2012년까지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도시숲 갤러리’ 공원으로 재탄생한다. 성북역~서울시계 6.3km 구간을 따라 긴 숲을 조성하고 흙길, 자전거길, 시간의 길 세 가지 코스를 조성하게 되는데, 흙길은 도심속 숲을 따라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으로, 자전거도로는 기존의 중랑천 자전거도로와 연계된다. 그리고 기존 선로를 활용한 시간의 길은 레일바이크 등 서울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시설을 도입되어 새로운 지역 명소로 재탄생하게 된다.
특히 경춘철교는 유리 보행터널로 만들어지며, 앞서 언급한 화랑대역에는 보행교가 설치되어 화랑대역 앞에서 탄천까지 흘러가는 자연하천인 묵동천과 연계된 친환경 친수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새로운 경춘선, 경춘복선전철을 만나다
지난 20일 기존 경춘선의 영업중단과 함께, 21일 새로운 경춘선인 경춘복선전철이 개통했다. 14년간의 긴 공사 끝에 개통된 경춘복선전철은 도시철도 7호선 및 중앙선 환승역인 상봉역에서 출발하여 망우역을 경유하여 춘천까지 운행된다. 이로서 기존 무궁화호 대비 서울~춘천 간 운행시간은 50분이 단축되었으며, 수도권 통합 환승요금제에 포함되어 서울의 대중교통과 연계환승도 가능하다. 배차간격도 기존 무궁화호는 60분대였으나 복선전철은 12~20분대로 대폭 단축되었다.
역사와 차량도 완전히 바뀌었다. 추억 속의 화랑대역은 미래지향적이고 하이테크적 디자인을 적용하여 자연친화적으로 건설한 망우역과 상봉역으로 바뀌었고, 덜컹거리는 소리와 매쾌한 매연 냄새가 공존하였던 디젤열차는 첨단 전철로 바뀌었다. 열차의 옆면은 경춘선을 끼고 흐르는 북한강과 호반을 상징하는 푸른 물결 이미지가 형상화했으며, 맨 앞과 뒤 칸에는 자전거 여행객들을 위한 자전거 고정 장치가 설치됐다. 또 22인치의 액정화면(LCD) 모니터가 객실 중앙에 8개씩 설치돼 각종 안내 기능을 하게 된며, 휠체어 전용공간도 확보돼 장애인 이용편의도 제고될 전망이다.
추억속의 아늑한 열차가 사라지고, 지하철과 비슷한 입석전철의 등장에 아쉬움을 느낀다면, 내년을 기대해 보는 것도 좋다. 내년 말부터는 서울 용산역~춘천역 구간에 최고시속 180㎞의 좌석형 급행 전동차가 투입된다. 특히, 이 전동차는 중간 부분에 국내 최초로 2층 객차가 도입돼 전망칸으로 활용될 예정으로 추억열차 부럽지 않은 아늑함과 전망이 기대된다. 비록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 하나가 현실에서 사라졌지만, 편리함과 첨단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철도가 서울과 춘천 나아가 속초까지 빠르게 달려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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