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곳
발행일 2010.12.17. 00:00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올 겨울 첫 추위가 몰려온 지난 12월 14일, 응봉교에서 성동교를 거쳐 살곶이다리 부근의 청계천과 중랑천이 합수(合水)되는 곳에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여러 종류의 겨울철새들이 활발이 먹이를 구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 분당선과 응봉교 확장 공사 그리고 보 설치에 따르는 소음으로 인하여 철새의 도래가 줄어들기도 하여 내심 걱정을 했었던 터였다.
이곳은 서울의 '청계천·중랑천 하류 철새보호구역'의 중심지다. 서울시에서는 2005년에 청계천과 중랑천의 합류부에서 한강 합류부까지 약 60만㎡를, 그리고 2006년에는 청계천의 고산자교에서 중랑천 합류부까지 약 36만㎡를 첫 번째로 서울시 철새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맑은 청계천 물이 도심을 지나와 비교적 수온이 높고, 서울시 제1의 지천인 중랑천 물과 합수되는 곳이라 비교적 새들의 먹이가 풍부하다.
밤섬 같은 곳은 주위 한강의 수심이 깊어 수면성 오리류의 서식환경이 좋지 않지만, 중랑천 하류의 철새보호구역은 모래톱이 발달하였고 수심이 낮아 오리류의 먹이가 비교적 풍부하여, 많은 종류의 철새들이 모인다. 또한 청계천과 중랑천의 수변에는 물억새나 갈대 또는 여러 잡초와 수변식물들이 무성하여 철새들이 안심하고 휴식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청계천·중랑천 하류 철새보호구역'에서는 살곶이다리나 살곶이공원 또는 중랑천이나 청계천 따라 난 길을 통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겨울철새의 활동을 볼 수 있다. 이 점이 청계천·중랑천 하류 철새보호구역의 장점이기도 하다. 또한 철새들이 사람들의 빈번한 왕래에 익숙해진 탓인지 비교적 사람들의 접근에 놀라지 않는 모습이다.
이 곳에서 관찰된 겨울철새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를 비롯하여 오리류에서는 작은 편인 쇠오리, 꼬리가 제비꼬리 같이 뾰족하게 두 가닥으로 갈라졌으며 물속에서 물구나무서기를 잘 하는 고방오리 등이 있다. 부리가 넓적하고 깃털이 오색찬란하여 아름다운 넓적부리 등도 물가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다.
등이 검은 색에 배는 흰색이며 머리에 깃털이 있어 구별이 잘 되는 댕기흰죽지나 머리가 붉은 흰죽지는 비교적 물가로부터 먼 곳에서 먹이를 잡고 있었다. 왜가리도 한 마리 모래톱에 서 있고, 가까운 옆에는 재갈매기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청계천 하류에는 한강이나 중랑천에서 사는 잉어나 붕어 같은 물고기들이 청계천으로 이동하게끔 어도(漁道)가 만들어져 있다. 어도를 만든 보 위에 백할미새 한 쌍이 앉아 있다. 백할미새는 북쪽에서 번식을 하고 한국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철새이다.
청계천 하류 위쪽의 잔잔한 물 위에는 논병아리가 자주 보인다. 중랑천에서는 원앙과 민물가마우지도 관찰되나, 이 날은 논병아리, 원앙, 민물가마우지 등은 보이지 않았다.
중랑천 하류는 분당선 지하철 공사와 응봉교 확장 공사로 인하여 새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 또한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도로의 많은 교통량으로 인하여 소음이 많고 야간의 불빛도 강해 철새들이 서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청계천 하류를 따라 있는 내부순환도로는 오리류 등 겨울철새가 비상하는 데 방해물이 되어 사실상 청계천에는 많은 종류의 철새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청계천이나 중랑천의 물가에 물억새나 갈대 같은 많은 수변식물을 심고, 주위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철새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청계천과 중랑천이 합수되는 부근에 형성된 모래톱은 어류나 수초의 형성과 생장에 도움이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철새들에게 쉼터와 보금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현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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