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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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3.14. 00:00
시민기자 이혁진 | |
3월, 비가 내렸다. 정말 기다렸던 비(雨)다. 기다린 보람이 헛되지 않은 그야말로 단비이자 약비다. 종일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는 끝내 오후 느지막하게 밖으로 나를 유혹했다. 손바닥에 적셔 본 비는 촉감도 좋아 모자하나 눌러쓰고 그냥 비를 맞았다. 서서히 옷을 적셔주는 비의 양이 싫지도 않게 절묘하다. ‘엘니뇨’라는 해괴한 현상으로 요새는 자연의 이치마저 혼란스럽다. 겨울이 예년에 없던 난동이고 한겨울에 따뜻한 봄소식이 들리고 있다. 봄 전령도 예년보다 2주간이나 빨리 온다고 하니 기쁘기도 하지만 왠지 거스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러나 지금 내리는 봄비는 잠시 그런 기우들은 잠재우고 있다. 이제 바야흐로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비를 뒤집어 쓴 모든 것이 싱그럽고 아름다울 뿐이다. 그렇게 걱정하던 황사 하나 섞이지 않은 순수한 비다. 그런 봄비를 머금은 겨울나무들이 기지개를 펴며 웃음 짓고 있다. 가지에 매달린 빗방울은 철봉에 매달린 아이들의 용틀임을 느끼게 한다. 이제 대지는 하루가 다르게 다른 얼굴을 보여줄 것이다. 꽃으로 치장하고 색동으로 멋을 부릴 것이다. 봄비는 여느 비와는 다른 무엇이 있다. 기운과 생동감을 주고 생명을 잉태하는 신비스런 힘이 있다. 한 시간 이상 비를 맞아도 겉옷만 젖었을 뿐 상쾌하다. 나 홀로 제일 먼저 봄을 맞이한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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