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들에게 다시 설 기회를 준 적이 있을까?

서울톡톡 김효정

발행일 2012.11.30. 00:00

수정일 2012.11.30. 00:00

조회 5,347

[서울톡톡] "편견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시작하며, 인내와 끈기를 요하는 서예를 과연 이분들이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놀랐습니다. 흔히 노숙인은 의욕이 없다고 하는데 이들에게 다시 설 수 있는 기회를 준 적이 있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무슨 영화 이야기처럼 기적 같아요."

노숙인을 대상으로 서대문사랑방에서 서예 강습을 담당했던 사회복지사 최선관 씨의 소감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시설 입소 노숙인 대상 서예 및 도예 교육과정을 마치고, 참가자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2012 HOMELESS 서예와 도예전'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인사동 물파 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30일(금)부터 다음달 4일(화)까지 5일간 이어진다.

이번 전시회에는 노숙인들이 정성 들여 만든 서예 30점, 도예 30점 등 총 60점이 전시된다. 판본체, 정자체, 현대서예 등 다양한 서예  작품들과 생활 도예 작품이 선보인다.

시설 입소 노숙인의 자립 및 자활을 위해 진행된 서예와 도예 프로그램은 노숙인들이 자신의 삶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모(58)씨는 "이제는 경마장 근처도 안 간다"며 "마음을 다스리고 그릇된 생활 패턴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한 서예라 '마음으로 쓰는 붓글씨'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도자기 작품을 출품한 김모(65)씨는 "도자기를 만지면서 마음 둘 곳을 찾은 것 같다" 며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혼자 살면서 우울증을 겪었는데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고 가족에 대한 미움도 많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완성된 작품을 보니 아직 끝이 아니구나, 다시 시작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예 및 도예 자활 프로그램은 노숙인시설 서대문사랑방과 길가온혜명 등 2개소에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각각 진행됐다. 서예 강습에는 대구예술대학교 서예학과 졸업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으며, 도예는 김윤규 강사가 초빙돼 강좌를 이끌었다. 

앞으로도 서울시는 심신 치유, 자존감회복 등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 및 추진해 나갈 예정이며, 전시회도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전시 관련 자세한 내용은 자활지원과(02-2133-7494)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문의 : 자활지원과 02)2133-7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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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자활 #전시 #서예 #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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