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재촉하는 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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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2.22. 00:00
시민기자 이승철 | |
그동안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던 날씨였지만, 가끔씩 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온다. 벌써 꽃샘추위는 아닐 것이다. 아직은 2월이고 앞으로도 한두 번쯤 가벼운 추위는 더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양지쪽의 목련은 봉오리가 제법 튼실해졌다. 얼마 전 종로5가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길거리 꽃시장을 걸어보았다. 도로와 상가 사이 보도의 양쪽에는 언제나 처럼 길거리 꽃시장이 싱그러운 모습이다. 꽃잎이 탐스럽고 커다란 양란에서부터 꽃잎이 너무 작아 앙증스러운 꽃들도 예쁘게 피어나서 “나 이만하면 예쁘지요?”하고 자랑이라도 하듯 싱싱한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크고 작은 화분들 사이에 히아신스 꽃 구근을 심어놓은 조그만 화분들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각종 꽃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가게마다 꽃을 사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할머니 할아버지 노인들도 꽃을 사들고 가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띤다. 거리를 걷다보니 꽃을 파는 가게에서 전에는 전혀 본 기억이 없는 아주 특이하게 생긴 작은 관상수가 팔리고 있다. 나무 이름을 물으니 ‘금천죽’ 이라고 한다. 줄기와 잎이 연한 대나무 같은 모습인 것이 대나무 종류인 모양이었다. 세 줄기에 5천원이면 값도 싼 편이다. “그것참 탐스럽고 귀엽게 생겼네” 할머니 한분이 금천죽 작은 화분 한 개를 사들고 일어선다. 그 맞은편에 있는 가게는 주로 난을 파는 가게였다. 크고 작은 화분과 활짝 핀 난들이 여간 예쁜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7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그 중에서 한 화분을 가리킨다. “예쁜 꽃이 활짝 핀 저 난은 얼마요?” “할아버지 이 화분은 생화가 아니고 조화인데요.” 순간 노인도 나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른 난 화분들과 나란히 놓여 있는 화분은 생화와 조화를 전혀 구별할 수 없었다. 노인은 아무래도 아쉽다는 듯 화분을 만져 보고 나서야 수긍이 가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돌아선다. 종로5가 네거리에서 동대문 쪽으로 가는 오른편 길에는 양편의 가게들마다 봄꽃들이 피어나 지나는 사람들에게 봄소식이라도 전하는 듯 상큼한 풍경이었다. 봄은 어느새 귀엽고 싱그러운 꽃잎에 숨어 이미 우리들 곁에서 생긋 웃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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