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볏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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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1.29. 00:00
시민기자 이혁진 | |
한겨울인 모양이다. 나무줄기에 둘러친 볏짚이 외투인양 눈에 띈다. 나무볏짚은 해충을 잡기위한 유인책이지만 한편으로는 겨울나무의 월동복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겨울철 볏짚은 따뜻한 느낌을 준다. 우리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볏짚과 함께 생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날 윷놀이 판 가마니와 뒷간 바람을 막아주는 거적문을 볏짚으로 만들었다. 초가지붕은 말할 것 없고 흙벽에 쓸 찰흙에 썬 볏짚을 넣으면 찰기를 높이고 통풍을 막아주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한겨울 김이 무럭무럭 나는 소여물에 자잘하게 썬 볏짚이 풍성히 들어가고 달걀꾸러미에도 볏짚을 사용했다. 이 뿐 아니다. 짚풀로 짚신을 만들어 신고 여분의 짚신은 장에 팔아 썼으며 깨끗한 볏짚으로 만든 금줄 새끼줄은 아이를 낳았다는 주술적 표현을 의미했다. 볏짚은 사실 우리 농경문화의 유산이다. 볏짚문화로 대변되는 농경생활의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그 용도와 쓰임새는 참으로 다양했다. 그러나 볏짚은 60년대 근대화물결을 타고 갑작스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볏짚을 대용할 편리한 대체물이 나오면서 볏짚은 추억거리로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간간이 볏짚을 이용한 지혜들을 살필 수 있어 옛 향수를 느끼게 한다. 나무볏짚을 마주하면서 요새 며칠간 볏짚을 활용한 겨울나기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장미의 구근을 보호하고 가냘픈 나무줄기를 보온하는데 쓰인 볏짚은 영락없이 털옷과 털모자같이 보인다. 따뜻한 볏짚과 함께 하는 겨울이라면 그리 춥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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