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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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6.12.26. 00:00
시민기자 지혜영 | |
그동안 3.1절(‘53.3.1부터), 8.15광복절(’46.8.15부터), 제야의 종(‘53.12.31부터)과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면 들을 수 없었던 보신각 종소리를 이젠 매일 정오에 들을 수가 있다. 과거 서울이 한양으로 천도한 날인 당시 음력 10월 28일, 즉 올해 11월21일부터 600년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보신각에서 매일 진행하고 있는 타종 행사를 지켜보았다. 보신각 타종의 역사는 조선 초기인 태조 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양 도성의 4대문(숭례문, 흥인지문, 숙정문)과 4소문(혜화문, 소덕문, 광희문, 창의문)을 일제히 여닫기 위해 종을 친데서 비롯됐다. 이번 보신각 타종은 종루 주변을 순찰하는 순라행렬과 종루를 지키는 수위의식과 함께 정오의 타종을 타종관 1명과 타종군 5명이 함께 선보인다. 서울시에서 이번 타종행사를 마련하면서 인터넷으로 평범한 시민들의 사연을 받아 매일 4명의 시민이 참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 또한 도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를 통해 웅장한 보신각의 종소리를 시민들이 함께 듣고 있다. 보신각의 종은 파루(새벽에 치는 종)와 인정(저녁에 치는 종)에 도성문을 열고 닫는 데에 주로 사용됐지만, 관청과 민가의 화재 때에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보신각은 파루에 33번, 인정에 28번을 타종했는데, 이는 불교의 세계관인 삼십삼천 세계와 밤하늘의 28수 별자리에 이 울림을 전해 나라의 평안과 백성의 안녕을 하늘에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재현 행사의 타종은 모두 12번을 하였는데, 길을 지나던 일반 시민들도 보신각으로 올라와 함께 소원을 빌면서 타종을 지켜볼 수 있었다. 타종을 마치고 손을 모아 소원을 빌고 있는 송삼희 할아버지(79세)는 "역사적으로 유래가 있는 타종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기분이 좋고, 아들의 사업이 번창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부모님과 함께 참가한 박준호씨(성북구 안암동)는 “이렇게 부모님과 함께 문화행사에 참가하게 되어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며, “부모님의 건강과 가족들의 건강을 간절히 빌었다”고 한다. 건강진단을 위해 올라왔다가 참가한 박륭씨(전남 진도)는 “새해에도 우리나라가 더욱 안정되고 경제가 좋아져서 국민 모두가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평범한 서민들이 울린 종소리이지만, 그 소리는 더욱 특별하고 우렁찼다. 종소리에 실어 보낸 소박하고 진솔한 소망들이 모두 이루어지길 바라며 우리 문화를 찾아내 지켜가고 있는 이들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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