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 안내기의 진화

admin

발행일 2010.02.01. 00:00

수정일 2010.02.01. 00:00

조회 4,647



시민기자 한우진




1974년 8월 15일에 첫 개통된 서울지하철은 현재 9개 노선이 운영되며, 서울과 수도권 주민의 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개통 당시 서울역~청량리역 구간에 불과했던 서울지하철은 현재 서울시 전역을 아우르는 대표적 대중교통으로 자리잡았다.

개통 후 35년이 지나면서 노선도 길어졌지만, 지하철의 다른 부분도 크게 발전하였다. 마분지 승차권을 구입하여 역무원이 지키고 있는 수동식 게이트를 통과하던 방식은, 전자화폐로도 사용할 수 있는 티머니 교통카드를 이용하여 무인 게이트를 통과하는 자동식으로 바뀌었다. 버스와 지하철의 운임이 통합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선풍기로 냉방을 하던 전동차는 에어컨으로 바뀌어, 여름에 차내에 사람이 적으면 춥다는 민원이 생길 정도가 되었고, 신호등을 보면서 달리던 전동차는 버튼만 누르면 다음 역까지 달리는 자동운전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승강장에 스크린도어가 완비되어 사고 방지와 환경 개선, 에너지 절감도 이루게 되었다.

한편 지하철 개통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것 중 하나가 바로 ‘행선안내게시기’로 불리는 지하철 승강장의 안내기다. 현재 시각이 몇 시인지, 이번 전동차의 행선지는 어디인지를 알려주고, 열차가 이제 곧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행선안내게시기는 지하철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려야 하는 승객들에게 필수적인 안내 장치다.

아무리 지하철이 정시성이 뛰어나다고 해도, 시각표를 외우고 있지 않는 이상 언제 올지 모를 전동차를 승객들이 하염없이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1호선처럼 열차의 행선지가 다양한 경우, 미리 행선지를 알려주어야 승강장의 승객들이 열차를 탈 준비를 할 수가 있다.

서울지하철 개통 당시에 운용되었던 행선안내게시기는 ‘플랩식(Flap式)’으로 불리는 장치였다. 검은색 직사각형 판(플랩)에 하얀 글씨로 행선지를 써둔 후에 이를 둥글게 말아서 모터로 돌리면서 필요한 글자가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플랩이 돌아갈 때 ‘파닥파닥’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장치는 구형이긴 하지만, 지하철 2호선에서는 아직까지 사용될 정도로 역사가 깊은 설비다.

플랩식 행선안내게시기의 수명이 다해가자 서울지하철에서는 다음 세대로서 LED방식의 행선안내게시기를 도입하였다. 이 장치는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인 LED를 이용하여 글자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플랩식과는 달리,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으므로 승객들에게 필요한 안내문은 물론 공익광고까지 가능해진 진보된 장치다.

특히 LED를 이용하면, 글자뿐 아니라 간단한 그림도 만들 수 있는데,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는 이를 이용하여 ‘꼬마열차’라는 혁신적인 안내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조그만 열차가 LED화면에서 움직이면서 전전역과 전역을 거쳐 자기 역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승객들은 열차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열차를 기다릴 때의 답답함이 일거에 해소되었다.

마지막으로 현재 서울지하철에 새로 도입되고 있는 행선안내게시기는 바로 LCD방식이다. 컴퓨터의 평면 모니터와 같은 방식의 LCD는 LED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점의 표현이 가능하여 매우 선명하며, 이제는 글자를 넘어 동영상을 보여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서울메트로에서 도입하고 있는 신형 LCD방식 행선안내게시기에서는 선명하고 다양한 글자,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는 열차의 움직임, 다양한 아이콘 등을 볼 수 있다.

지하철 도입 당시 적은 양의 정보만 제공하는 기계장치이던 지하철 승강장 행선안내게시기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에 따라 LED, LCD방식으로 꾸준히 진보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행선안내게시기는 열차 정보를 제공한다는 기본 목적에 충실하면서, 도시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승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종합 정보 시스템으로 발전해나가야 할 것이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