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쓰레기가 우리에게 남긴 것
admin
발행일 2009.11.04. 00:00
오염과 죽음의 땅에서 시민의 휴식처로 변신한 난지도의 역사 난지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서울시민들이 즐겨 찾는 제일의 쉼터이자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의 함성을 울렸던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있는 월드컵공원을 찾는 이들 대다수는 아마도 쓰레기 매립장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공원은 난지도의 현재의 역사란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월드컵공원 일대를 찬찬히 돌아보며 난지도가 서울에 사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어왔고 지금도 계속 주고 있는지 조금은 다른 각도로 접근하게 되었다. 난지도는 원래 82만 3천 평의 모래섬이었다. 양쪽에 갈대숲이 있었고 늘어진 수양버들 밑 실개천에는 맑은 물이 흘렀다. 거기서 사람들은 수수를 재배하고 땅콩과 채소를 가꾸었다. 섬은 오리와 고니 등 철새의 도래지였을 뿐 아니라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 또한 영화촬영지로도 이용되었던 낭만적인 공간이었다. 그러나 난지도는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서울시민들의 쓰레기매립장이 되어 9,200만 톤의 쓰레기가 버려지면서 높이 93m와 98m인 두 개의 거대한 쓰레기 산으로 바뀌게 됐다. 파리, 먼지, 그리고 악취가 많아 삼다도라고 불리면서, 쓰레기로 인한 침출수와 유해가스로 주변 한강의 수질과 대기는 오염되고, 가까운 지역의 생태계도 파괴되면서 환경오염의 불모와 죽음의 땅으로 불리게 됐다. 그러던 1993년에 쓰레기매립지는 폐쇄되었고 이후 월드컵경기장을 우선적으로 건설하여 시민들은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마음껏 즐겼다. 이어 평화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최근에 개장된 난지도 한강공원 등으로 난지도는 새로운 탄생을 하게 되었다. 현재 난지도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녹지대 중 하나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낭만적인 장소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신화가 쓰여지고 있었다. 하늘공원에서는 풍차로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도 하고 있으며, 이 전기는 한국전력에 판매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는 열병합발전소를 거쳐 주변 아파트 단지에 전기와 난방을 제공하고 있다. 하늘공원을 다녀보신 시민들 중에는 동그란 반원뚜껑이 씌워진 곳을 발견한 분들이 있을 텐데, 바로 매립가스 포집시설을 공개한 곳이다. 매립가스를 이용하여 세계 최초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도 2010년 11월부터 가동 예정이다. 이것이 소위 요즘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신재생 에너지가 아닌가. 신재생에너지란 신에너지와 재생 에너지를 통틀어 부르는 말로, 화석 연료나 핵분열을 이용한 에너지가 아닌 대체 에너지의 일부다. 신에너지는 새로운 물리력, 새로운 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핵융합, 자기유체발전,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을 의미하며, 재생에너지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 즉 동식물에서 추출 가능한 유지, 에탄올을 이용한 에너지부터 태양열,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 발전 등을 의미한다. 난지도는 어두웠던 과거를 극복하고 이제 아름다운 자연의 휴식처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상징적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공원 방문 시에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생긴 것 같다. 하늘공원의 돌아가는 풍차를 보면서 네덜란드의 정취만 느끼는 게 아니라 전기 발생 시설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고, 공원 곳곳에 있긴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 쉬운 매립가스 포집시설 팻말도 읽게 될 것이고, 노을공원 초입의 건물 지붕과 쉼터 시설물 지붕에 있는 집열판을 보고 태양열 발전시설이구나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 난지도와 월드컵공원에서 배운 교훈은 단 한 가지. 자연훼손의 결과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얼마 전부터는 노을공원에서 도심에서는 보기 드문 야생동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자연훼손 없이 쾌청한 환경 속의 삶을 살 수 있는가는 우리들 각자의 몫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많은 시민들이 이런 관심으로 공원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시민기자/박칠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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