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 한국에
admin
발행일 2006.12.06. 00:00
빛의 제국, 회귀 등 유화대표작 70점 비롯, 총 270여점 소개 돌로 만든 성이 하늘에 떠있고, 양복을 입은 신사들이 무중력 상태로 떠다니고, 파이프를 그려놓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제목을 붙이는 등 엉뚱한 조합을 통해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준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이 한국에 온다. 르네 마그리트의 대규모 회고전은 오는 20일부터 내년 4월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3년 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선보이는 이 전시에는 벨기에 왕립미술관과 마그리트 재단을 비롯, 뉴욕과 런던 등 해외 유명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마그리트의 걸작들과 세계 저명 컬렉터들의 소장품이 대거 출품된다. 마그리트 초기작부터 말년 작에 이르기까지 대표작들이 소개되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마그리트 회고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07년 가을, 벨기에 왕립미술관 내에 개관하는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의 완공 이전에 마련되는 대규모 해외 전시라서 더욱 의미가 깊다. 즉, 마그리트 미술관 개관 이후에는 접하기 힘들지 모를 마그리트의 마지막 대규모 해외 전시가 되는 것이다. 전시에는 ‘빛의 제국’, ‘회귀’, ‘신뢰’ 등 마그리트의 유화 대표작 70여점과 과슈, 드로잉, 판화 50여점 등 총 120여점에 달하는 회화 작품, 사진ㆍ희귀 영상자료 및 친필 서신 150여점 등 총 270여점에 달하는 다양한 작품과 자료들이 소개된다. 엉뚱한 조합 통해 새로운 양식 보여준 초현실주의 거장
마그리트는 익숙한 사물들의 낯선 배치,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며 관객의 상상력과 무의식을 자극해 그림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고, 분석하며 존재의 모순을 파헤친 철학자 기질을 보여주었다. 1898년 벨기에에서 출생한 마그리트는 1920년대 초현실주의 영향을 받으며 독자적 화풍을 창조해 나갔다. 초현실주의자들이 자동기술법(Automatism)을 사용해 거의 추상에 가까운 작품을 제작했던 것과 달리 마그리트는 데페이즈망(depaysement)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였다. 데페이즈망(depaysement)은 오브제를 엉뚱한 환경에 배치해 시각적 충격과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기법을 말한다. 마그리트의 작업은 1930년대 초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인간의 조건, 중절모를 쓴 남자 같은 주제와 이미지가 평생의 작업에 걸쳐 다양하게 변주되어 등장한다고 할 수 있다. 르네 마그리트의 이름이 아직 낯설다면, 명동 신세계 백화점 리모델링 공사 때 외벽을 덮었던 프린트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우주에 떠다니듯 배치된 양복에 중절모를 쓴 신사들. 바로 마그리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겨울비’이다. 또, 2층으로 된 집은 한밤중인데, 배경이 되는 하늘은 대낮처럼 환한 ‘빛의 제국’ 연작,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처럼 말과 사물의 관계를 다룬 작품들, 돌로 된 성이 하늘에 떠있는 ‘피레네 성’처럼 원래 있던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 사물을 배치한 ‘고립’, 독수리를 돌의 재질로 변형시키는 식의 ‘변경’, 물고기 머리에 사람의 다리를 붙여놓는 ‘이상한 만남’ 등 기발한 발상, 관습적 사고의 거부, 신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에서 초현실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보통의 초현실주의자와는 달리 철저한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 논리적이며 철학적인 근거를 가진다. 철학에 조예가 깊었던 마그리트는 스스로도 화가 대신 ‘생각하는 사람’으로 불리길 원했다고 한다. 그의 상식을 뒤엎는 작품들은 소설가 김영하의 ‘빛의 제국’이나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의 원천이 되기도 했고, 애플레코드사의 사과모양 로고에 영향을 미치는 등 시대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는 그림, 초현실주의 거장으로 칭송받는 르네 마그리트전은 올 겨울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전시가 될 것이다.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 ‘로베르 콩바스’ 전도 개최
한편, 마그리트 전과 더불어 오는 20일부터 내년 2월1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장에서는 프랑스 자유구상회화의 대표작가 ‘로베르 콩바스’전이 열린다.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에서는 콩바스의 미공개작과 신작 52여점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로베르 콩바스는 80년대 신표현주의 계열의 작가로, '프랑스의 앤디 워홀'로 불린다. 회화는 물론 조각, 공예, 음악 등 예술 전반에 대한 다양한 재능을 바탕으로 파격적이고 독특한 그림을 선보여 온 로베르 콩바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6~10미터에 달하는 의욕적인 초대형 두루마리 작업들, 높이가 7미터에 이르는 대형 조각 ‘비너스’ 등이 아시아 최초로 소개된다. 관람료는 700원.
문의 2124-8928 (서울시립미술관) | ||||
하이서울뉴스 / 이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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