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찾아 꽃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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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7.08. 00:00
시민기자 이혁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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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군무가 더위에 지친 동네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쓸모 없는 자투리땅과 외지거나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주민들의 발길이 분주하고 동네 분위기가 환해졌다. 예전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던 곳에 지나가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눈맞춤이 넘치고 있다. 요즘 활짝 핀 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주민들도 흔히 볼 수 있다. 꽃밭은 얼마 전까지 펜스로 둘러쳐진 황량하게 방치된 땅이었다. 또한 쓰레기가 넘치는 곳이었다. 어느 곳은 우범지대로 사람들이 기피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쓰레기에서 꽃이 핀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전혀 새로운 환경으로 다시 태어났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 도로변 인도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화단과 녹지가 그간 적극적으로 발굴돼 도시 미관에 일조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는 동네의 후미진 골목까지 본격적으로 꽃밭이 조성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화단 녹지를 발굴하는 작업이다. 창5동 주민자치센터 자치위원 안병권 씨는 최근 꽃밭 만들기에 발벗고 나섰다. 동네 미관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는 데서 출발해, 사소한 것 같지만 꽃밭을 조성해서 밝은 동네 한번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이른 봄, 몇 년간 공터로 방치된 동 자치센터 청사 예정부지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꽃씨를 심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단경작 중인 공터나 쓰레기 상습투기 지역을 찾아내 꽃밭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쓰레기 찾아 꽃을 심었다'고나 할까? 그런 식으로 조성한 화단이 총 6개소에 2500㎡가 넘는다. 화단들은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지만,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반응은 가히 예상 밖이다. 그러나 꽃밭을 조성하는 시도가 처음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화단을 만들어 준다고 해도 무턱대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여기에도 지나친 이기주의와 경계심이 도사리고 있었다. 일일이 땅 주인을 찾아 설득하기를 몇 개월, 예정지 모두에 꽃이 만발한 지금은 서로 자기 집 앞 자투리터를 내놓겠다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자투리 꽃밭은 쓰레기 환경을 개선하고 범죄를 예방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순화는 물론 동네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다. 최근 녹색성장이라는 화두가 급부상하면서 녹색마을을 조성하는 이같은 조그만 노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큰 차원에서 보면 주민과 동네가 서로 윈윈(win-win)하는 환경전략인 셈이다. 큰 공원이 들어서고 그럴 듯한 녹지가 있어야 한다는 종전의 환경 마인드도 점차 바뀌고 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멋지게 즐길 수 있는 대규모 공원이 주변에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집주변의 소외된 듯 버려진 땅을 활용해 녹지공간으로 되살리는 방안도 절실하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 새롭게 조성할 녹지공간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깨끗한 동네환경은 청소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 경관을 고려해 자투리 공터를 보기 좋게 활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함께 할 때 우리 환경문화는 한 단계 더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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