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비아 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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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6.09.28. 00:00
시민기자 이혁진 | |
서울 인사동은 전통문화의 거리라 한다. 무엇보다 수많은 화랑(갤러리)과 미술관들이 인사동의 전통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인사동의 크고 작은 미술관들이 예술대중화에 공헌한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예전만해도 사실 미술관은 미술종사자나 그 관련분야 사람들만의 전유물인양 치부된 적이 있었다. 박물관보다도 문턱이 높은 곳으로 인식돼 일반시민이나 학생들의 발길이 적었던 것이다. 이 점에서 인사동의 미술관들은 열린공간으로써 이제는 내외국인들에게도 친근한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인사동의 미술관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는데 놀란다. 골목길속에 비록 규모는 작지만 특화된 미술 전시로 손님을 끌고 있는 미술관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 많은 미술관 중에 인사동사람에게 조차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있어 찾아갔다. 이름은 ‘사루비아다방’이다. 정확히는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이다. 하지만 보통 사루비아다방으로 칭한다.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미술관의 특징을 내세우는 별칭에 가깝다. 이름그대로 여기는 소위 다방전성기에 내로라하는 지하다방 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어 다방도 뒤안길로 사라질 즈음 이 다방만큼은 미술관으로 거듭났던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수많은 미술관과 화랑들이 이사하고 사라지는 마당에 그 옛날 지하다방이 미술관으로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화제거리였다. 또한 지하미술관이라는 입지도 흔한 게 아니다. 허름한 계단을 내려가면 어둡고 콘크리트와 철근이 그대로 노출된 음산한 공간이 미술관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전시하는 작품대개가 독창적이며 실험적인 것들이라 한다. 엊그제 찾은 미술관의 전시물도 서울사람들의 표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전시관의 일정도 다른 미술관과 달리 보통 1개월에 걸쳐 길게 잡는 편이다. 사루비아다방은 미술관이름도 특이하지만 그 흔한 홈페이지도 없는 조그만 미술관이다. 미술관 문도 보일락말락하는 손바닥만한 대리석표지가 전부다. 사실 사루비아다방 건물에는 두개의 대형갤러리들이 있지만 그들과 경쟁하며 길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사루비아다방은 미술관이 친근한 대상이라는 걸 새삼 일깨워주는 공간이다. 다가온 가을 무언가 가벼운 마음으로 호기심과 재미삼아 작은 미술관을 찾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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