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모란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5.12. 00:00
시민기자 김영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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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름은 1년 중 가장 아름답고 싱그러운 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연두색에서 점차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산하, 형형색색 꽃들의 경염, 숲속에 흐르는 새들의 연가, 햇빛 밝은 날의 부드러운 바람... 5월은 축복 그 자체입니다. 5월을 대표하는 꽃으로 모란이 꼽힙니다. 그 탐스럽고 정열적인 자태가 도발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모란하면 떠오르는 이가 김영랑 시인입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인은 모란이 피어야만 진정한 봄을 맞이한 것이며, 모란이 지고나면 한 해가 다 가버린 듯해 슬픔에 잠긴다고 합니다. 요즘 덕수궁 돌담길에 들어서면 지금 한창 피어나는 모란을 볼 수 있습니다. 덕수궁 정문에서 담을 따라 정동극장 쪽으로 이어지는 길 왼편 언덕바지, 바로 시청 별관의 화단에 자주색 모란꽃이 만발했습니다. 수 백 송이의 모란들이 역시 제 철을 만난 주홍빛 영산홍과 어울려 5월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모란은 꽃말에서 알 수 있듯이 부귀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모란 문양은 부귀의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원앙금침 베갯머리에 모란꽃 무늬를 수놓는 것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으며 국보 고려청자에도 모란꽃 문양이 상감되어 있음을 봅니다. 모란꽃에 대한 오해 중의 하나가 향기가 없다는 것인데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고 개중엔 향기를 지닌 품종도 있습니다. "밤이라 깊은 향기 옷에 물들고 아침이라 고운 얼굴 주기(酒氣)올랐네".라는 모란을 노래한 당시(唐詩)에서 보듯 모란의 향기를 상찬한 시들이 전해오는 것으로 미루어서도 알 수 있습니다. ‘향기 없는 모란꽃’에 관한 고정관념은 아마도 신라 선덕여왕의 ‘모란도’에 얽힌 일화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선덕여왕이 병풍에 그려진 모란꽃을 보고 나비와 벌이 함께 그려져 있지 않으니 이는 필시 꽃에 향기가 없는 탓이라고 했다는 고사 말입니다. 모란꽃은 동양의 정서 속에 깊이 뿌리내린 꽃입니다. 고궁 돌담길의 운치를 한껏 더해 주는 모란꽃. 모란꽃 피는 5월의 덕수궁 돌담길이 정겹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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