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묘 개방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5.10. 00:00

수정일 2006.05.10. 00:00

조회 1,832

연산군묘 시민 곁으로(시민기자가 간다)

시민기자 이혁진

위 쌍분 중 왼쪽이 연산군묘이다. 오른쪽은 폐비 신씨묘.

조선 10대 임금 연산군만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인물도 드물다. 악덕군주로, 패륜자식으로 매도되고 역사적으로도 그의 업적은 부정적인 면에서 취급되기 일쑤이다. 최근 <왕의 남자>라는 영화가 화제였지만 역시 거기서도 연산군은 퇴폐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연산군에 대한 평가 작업이 그간 조심스럽게 이뤄진 내용을 보면 다행스럽다. 연산군은 조선 초기 왕권강화책에 따라 아버지 성종의 유지를 충실히 받든 인물이다. 왕권과 신권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결국 그는 훈구세력이 주도한 중종반정으로 폐위된다.

그는 흔히 로마황제 네로와 비슷한 인물로 회자된다. 네로는 영토확장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그리스 인문주의 문화를 수입하면서 원로원 귀족들의 거부와 반대를 불러일으켜 결국 죽음을 맞고 폭군의 대명사가 됐다.

연산군도 선대왕처럼 왕권강화를 추진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나친 강경책으로 대신들의 모함을 사고 스스로 몰락하는 실패한 통치자이다. 그러나 네로가 후세 역사가들에 의해 정치적 결단력과 탁월한 외교력으로 로마를 부흥시킨 인물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듯이 연산군에 대한 평가도 최근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물론 연산군이 네로가 음악을 좋아했듯 시와 풍류를 즐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삶의 방식이 그의 몰락을 가져온 결정적 이유는 아니라는 게 요즘의 새로운 해석이다. 역사는 진실만을 말한다고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쓰이는 것은 흥미롭다.

연산군의 묘비석. 오랜 풍상에 글씨가 흐리다.

이렇듯 연산군에 대한 왜곡된 평가를 바로 잡는 작업은 우리들 후세의 몫이다. 개인적으로도 연산군 생애와 치적의 긍정적 복원을 하루빨리 기대하고 싶다.

때마침 지난 5월 1일부터 도봉구에 있는 연산군묘(사적 362호)가 일반에게 최초로 무료 개방되었다. 그간 문화재청이 비공개했던 것을 문화재 공개방침의 하나로 추진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연산군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더불어 올바른 평가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연산군묘 찾아가는 길
- 위치 : 도봉구 방학동 산 77번지 (지하철 1호선 방학역과 방학 사거리에서 우이동 방향으로 1킬로 지점 신동아 아파트 부근)
- 개방기간 : 2006. 5.1 -6.30 (60일간)
- 관람시간 : 9시 ~ 오후 6시30분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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