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의 경회루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5.04. 00:00
시민기자 정재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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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경복궁 경회루(국보 제224호)에 다녀왔다. 일반 공개는 작년 6월부터 했지만 그동안 가보지 못하고 있다가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공개는 되었지만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은 좀 까다롭다. 관람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 매일 11시, 14시, 16시 3차례뿐이고, 매회 관람인원도 6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선착순으로 접수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고 관람계획을 세워야 한다. 경회루는 조선시대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외국사절이 왔을 때 임금이 연회를 베풀던 장소인데, 경복궁을 창건할 때 태조가 지은 누각이 있었으나 태종12년(1412년)에 크게 연못을 파고 지금과 비슷한 규모로 만들었다고 한다. 48개의 육중한 돌기둥이 받치고 있는 경회루는 조선의 대표적 누각이며 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누각이다. 지금까지도 침하현상 없이 수평을 유지하고 있어서 조선시대의 수준 높은 건축기술을 엿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평일이라서인지 대부분이 일본, 중국, 미국 등 외국 관광객들인데 표정을 보니 웅장한 크기와 천장의 모자이크식 연꽃 문양에 감탄하는 눈치였다. 주요국 언어로 설명해 주는 안내기계의 헤드폰으로 열심히 듣는 모습이 진지해 보였는데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것처럼 보여서 자부심을 느꼈다. 2층으로 올라갈 때는 나무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슬리퍼로 갈아 신고 가야하는데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귀한 문화재도 잘 보존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고 아름다움과 멋진 경관을 여러 사람이 느낄 수 있게 하면 그 가치는 더욱 빛날 것 같다. 특히 목조건축물은 사람의 손때가 묻어야 오래 보존할 수 있고 아무리 좋은 집도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방 훼손되는 이치와 같다. 매번 경회루를 바깥에서만 보다가 막상 안에 들어와서 보니 규모가 크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북악산 인왕산 근정전의 모습이 정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마치 내가 조선시대의 왕이 된 기분이 들었다. “여봐라~~~게 아무도 없느냐~~~”고 마음속으로 외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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