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캠퍼스, 삼육대 제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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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8.29. 00:00

수정일 2007.08.29. 00:00

조회 2,816



시민기자 조문숙




우리나라에도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몇몇 대학이 있다. 하지만 굳이 소문난 대학 캠퍼스가 아니라 할지라도 대학교정에는 그 대학의 심벌이 될만한 건물이 하나쯤은 있고, 나무가 많고, 운동장도 있기에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대학 교정을 자주 찾게 된다.

최근에는 몇몇 대학교에서 담장을 허물며 이웃 주민들에게 좀 더 열린 태도를 보이는 듯 하다. 벚꽃이 피면 아름다운 곳, 단풍이 들면 좋은 곳, 도서관시설이 좋은 곳, 경관이 좋은 곳 등 각 대학은 나름의 지형이나 위치에 따라 특색을 뽐낸다.

얼마 전, 식구들과 함께 태릉 부근에 갔다가 인근에 있는 삼육대를 찾았다. 공릉동에 위치한 삼육대 캠퍼스가 서울 안의 숨겨진 보석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거리도 가깝고 시간도 남아서 들르게 됐다.

그리 넓지 않은 곳이지만, 삼육대까지 가는 길목이나 안으로 들어가서 보이는 풍경은 과연 여기가 서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삼육대까지 가는 인도는 나이가 오래된 나무들로 초록 지붕을 이루고 있고, 대학 안으로 들어가면 인위적으로 가꾸지 않은 자연림을 만나게 된다.

우거진 소나무 터널을 따라 정문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흙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학교 안이 아니라 나지막한 동네 뒷산을 오르는 느낌이다. 경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이들이나 노인들도 오를 수 있는데, 신기한 것은 이렇게 5분 남짓 오르다 보면 의외의 장소에서 큰 호수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대학 교정에는 크고 작은 연못이나 호수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삼육대학교 호수는 낮은 동산을 오르다 그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사전 정보가 없으면 다들 ‘여기 호수가 있어?’ 하며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제명호’라고 불리는 이 곳은 둘레가 100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나무로 삥 둘러 싸여 있는 호수에는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나무 그늘 밑 의자에서 호수를 보고 앉아 있으면 서울에서 멀리 떠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신선함은 축축한 한여름 무더위도 잊게 만들어준다. 바다나 수영장을 찾는 것도 여름의 즐거움이지만, 나무가 많은 한적한 장소야말로 머리를 시원하게 해준다. 화랑로 부근에 갈 일이 있다면, 삼육대 교정을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훌륭한 산책코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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