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세상과 '통(通)'해요
하이서울뉴스 박혜숙
발행일 2011.06.03. 00:00
개원 이래 6천여명이 수강한 수화전문교육원
2009년 5월, 전국에서 단 하나뿐인 서울수화전문교육원(http://www.sdeafsign.or.kr)이 탄생했다. 지난 6월 3일, 농아인의 날을 맞아 수화전문교육원에 알아보니 지난해까지 농아인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다리가 되기 위해 6,618명의 수강생이 찾았고, 34명의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합격자를 배출했다고 한다.
그 중 농아인 부모를 둔 이명선(31세, 여)씨는 암으로 고통 받던 아버지에게 항암치료를 받는 과정이나 어떻게 '암'을 극복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드리지 못한 것이 항상 후회되고 자신의 수화 부족으로 돌아가신 것만 같아 서울수화전문교육원에 등록했다. 더 이상 정보를 듣지 못해 불이익당하는 농아인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이처럼 가족이나 친척 중 농아인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긴 하지만, 수화라는 언어에 관심을 갖고 찾았다가 수화통역사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현재 서울수화전문교육원에서 수화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권나연(25세, 여)씨가 그런 경우다. 부모님의 권유로 97년 여름 처음 ‘수화’라는 언어를 접하고 매력을 느꼈으나,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있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졸업 후 꿈을 영어 교사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려서부터 알고 지내던 청각장애인 할아버지의 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수화로 할아버지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면서, 농아인의 친구이자 상담사인 수화통역사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과정은 기초과정인 특별반 수료 후 회화반, 고급반, 핵심반으로 농아인의 모국어인 ‘수화’를 좀 더 체계적으로 쉽게 이해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한, 시험대비반을 통해 수화통역의 기술을 익히도록 가르친다.
현재까지 수강한 인원의 남녀 및 연령층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80%)이 남성(20%)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고, 연령별로는 40세 이하(61%)가 40세 이상(39%)보다 조금 더 많이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업별로는 주부(30%)가 학생(23%)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여유시간 활용이 수월한 주부층에서 수화에 관심을 갖고 개인 시간을 이용해 학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나다.
지난 2년간 국가공인수화통역사 34명 배출, 2011년도 수화교육생 모집 중
지금까지 서울수화전문교육원을 통해 합격한 수화통역사는 34명. 총 3차로 실시되는 국가공인수화통역사 시험은 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시험, 3차 합격자 연수를 마친 후 최종 합격증을 받을 수 있다. 작년 10월 9일 실시한 제6회 국가공인수화통역사 2차 실기시험은 전국에서 총 501명이 응시하여 78명이 합격하는 등 자격증 취득이 결코 쉽지 않은 시험이다.
또한, 34명의 자격증 취득자 중 현재 14명이 수화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등 취업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서울수화전문교육원은 더 많은 사람들이 수화를 언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단계별 수화교육과정에 연간 1,260명, 수화통역사 대비과정에 연간 960명, 농인대상 교육과정에 연간 360명, 총 2,580명을 연중 모집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아인(35만 명)과 가족, 관련 업무 종사자 등 수화 사용자는 총 약 62만 명이다. 적은 인원이 절대 아니다. 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수화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갈 사람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서울수화전문교육원 오시는 길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32-11 엘림넷빌딩 5층
문의 : 수화전문교육원 ☎ 02)393-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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