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중앙대교당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6.03.27.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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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3대 건축물로 불렸던 천도교 중앙대교당을 다녀왔습니다. 나머지 두 건축물은 무엇일까요? 지금도 볼 수 있는 명동성당과 오래전 헐린 조선총독부 건물입니다. 초가집이 대부분이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 건물들은 지금의 고층 빌딩 같은 느낌을 사람들에게 주었을 겁니다. 물론, 지금 보아도 명동성당과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충분히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건축물도 용도에 따라 역사적 흥망을 좌우하나 봅니다. 독립운동과 종교적 구심점의 역할을 했던 두 건축물은 근 100년의 세월에도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지만, 민족을 말살하고 괴롭혔던 조선총독부 건물은 해방 후 중앙청사와 박물관으로 거듭 겉모양새를 바꾸다 결국 해체되는 운명을 맞습니다. 인사동을 끼고 경인미술관 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높게 솟은 교당의 첨탑이 보입니다. 그 밑으로 붉은 벽돌로 쌓은 건물 외벽, 아치형의 입구와 큰 창문들. 천도교라고 하니까 좀 낯설군요. 알아보니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동학(東學)이 그 뿌리군요. 3대교주인 의암 손병희 선생에 의해 동학에서 천도교로 이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이 교당 역시 1918년 손병희 선생의 주도하에 전국의 천도교인들의 성금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순수하게 민족자본에 의해 세워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3.1운동 때 잠시 공사가 중단되었다고 하네요. 성금의 일부가 3.1운동 지원에 유입된 것을 포착한 일제가 공사를 중지 시켰다고 합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1921년 준공을 하게 됩니다. 그 후 이곳은 천도교의 각종 의식 및 정치집회,
예술 공연과 강연회 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해방 후 김구 선생님이 이곳에서 강연도 하셨다고 하네요. 이 건축물은 현재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6호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건물 내 외부에 한민족을 상징하는 박달나무 꽃과 무궁화 꽃이 조각되어 있다고 하는데 몇 개 추정되는 모양을 봤지만 확실히 알지는 못하겠더군요. 예전에 왔을 때는 교당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오늘은 종교의식이 있었는지 활짝 열려있더군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교인 한 분이 청소를 하고 있더군요. 양해를 구하고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구경했습니다. 천장과 창문을 통해 근 100년 세월의 나이테를 느낄 수 있더군요. 특히 길쭉한 아치형의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당시 유명했던 독립투사들이 대중을 상대로 강연회를 했던 자리라고 생각하니 저도 당시의 울분과 흥분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때의 사람들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들이 숨 쉬고 투쟁하던 장소는 남아 우리에게 자유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합니다. 교당을 떠나 운현궁 쪽 도로로 나오니 어린이 운동 발상지 탑이 있더군요. 좀 의외여서 호기심에 그쪽으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탑 뒤에 새겨진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 누르지 말자....(생략)” 어린이 인권운동가 방정환. 1930년. 7월. 소파 방정환 선생님께서 쓰신 글이군요. ‘어린이 인권운동가’ 멋진 말입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방정환 선생께서는 손병희 선생의 사위이셨군요. 그분의 셋째 따님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네요. 이 탑이 여기에 선 것도 방정환 선생께서 이곳에서 어린이 운동을 활발히 벌이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 누르지 말자...” 가슴에 와 닿는 말이군요. 쉬는 날 아이들 손을 잡고 이곳에 한 번 둘러보시죠. 역사적인 교훈도 줄 수 있을 테고, 교당 옆에 자리한 이 기념탑 뒤에 새겨진 방정환 선생님의 글을 통해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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