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이런 프로그램 없나요?

시민기자 최연정

발행일 2010.12.08. 00:00

수정일 2010.12.08. 00:00

조회 3,402

역사체험학습은 중요하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새로운 교육내용과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키울 뿐만 아니라 탐구심과 발견의 태도를 발달시키고 역사적 상상력과 사고력을 향상시켜 자녀들이 한 뼘 더 자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준다.

이제, 전국 초등학생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올 겨울방학엔 어떤 방법으로 휴식기의 시간을 더 알차게 꾸며볼 수 있을까. 시간에 쫓겨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주말에 시간을 내 볼 만한 유익한 프로그램이 있어 소개한다. 바로 6월초에 새롭게 조성된 장충단공원에서 열리는 '남산 장충자락 역사탐방교실'이다. 이것은 지난 9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일종의 사회·자연탐구 프로그램이다.

지하철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왼쪽에 장충정이 보인다. 지난 봄부터 주변 매점과 방범초소, 화장실 등 낡은 건물과 무질서하게 산재한 체육시설을 철거한 뒤 역사가 숨쉬는 녹지공간으로 재단장했다. 장충단비 옆에 자라고 있던 일본목련, 서양버즘나무 등 외래수종을 제거하고 남산소나무와 함께 고유수종인 산딸나무, 이팝나무 등을 심어 남산 본래의 생태로도 회복시켰다. 수표교를 중심으로 실개천을 만들고 3㎞ 숲속 산책로와 물길조성과 연계한 생태연못도 만들었으며 동대입구역의 지하철역사 지하수를 이용한 벽천 폭포도 조성하였다. 물론 지금은 이 모두를 볼 수는 없다. 초겨울을 맞은 이곳은 내년 봄부터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역사탐방 교실 참가자들은 여기서 집결하여 바로 첫 답사지인 성곽으로 출발한다. 역사와 생태 프로그램 경력 10년차인 문화해설사와 1km의 성곽 트레킹이 끝나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사명대사 동상 앞에서 임진왜란과 의병활동의 선구자인 사명대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장충단비 앞에서 묵념을 한 뒤 장충단에 대한 조선후기의 정치적 상황과 역사적인 사실을 공부한다.

이어서 세종이야기와 장희빈과 숙종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수표교에선 다리밟기를 해본다. 다리밟기를 하면 다리가 1년동안 아프지 않는다는 해설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몇 명의 남자아이들은 신나게 다리밟기를 계속한다. 80분에 걸친 역사탐방을 끝내고, 눈높이 피드백 시간엔, 퀴즈를 맞춘 어린이들에게 자연물 책갈피가 선물로 주어진다.

생태학습 시간엔 수표교 밑 수변공간에서 곤충의 알집이나 식물들의 씨앗들을 루페로 관찰하는데,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다른 곳에선 역사와 생태가 접목된 프로그램이 없는 것 같아서 참가했다는 전직교사 권지희(64)씨는 "어른들로만 구성된 신청자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충단공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면서 서울성곽 장충동 구간 1030m도 변모했다. 외측 탐방로는 기존에 설치된 폭 1m의 바닥판석을 양방향으로 통행이 가능하도록 1.5m폭으로 넓히고, 경사지 등 바닥판석 설치가 곤란한 곳은 바닥에 목재 데크를 설치하여 보행이 편리하도록 만들었다. 덕택에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성곽답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에 조성되는 서울성곽 장충동구간 탐방로는 서울성곽 남산탐방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돼 있어 서울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미있는 역사 상식 … 수표교는 왜 청계천으로 안 갔을까?

수표교는 세종 2년에 설치되었으며, 광복 후에도 종로구 수표동에서 수표석과 더불어 장안의 명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1958년 청계천 복개공사 때 철거되어 잠시 신영동으로 옮겨졌다가 1965년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졌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수표교를 청계천으로 다시 옮겨놓으려고 하였으나, 복원된 청계천의 폭과 수표교의 길이가 맞지 않아 2003년 6월 청계천에는 모형 수표교가 설치되었다. 세종 23년(1441년) 청계천에 흐르는 수위를 측정하기 위해서 수표(水標, 보물 제838호)를 세웠고, 그 후 영조 36년(1760년)에 다리를 수리하면서 돌기둥에 ‘庚(경)·辰(진)·地(지)·平(평)’이라는 글씨를 새겨 물높이를 4단계로 측정하였는데, 이 때 '水中柱石標(수중주석표)'라는 말이 생겨나 이 다리를 수표교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남산 장충자락 역사탐방 교실 안내

■답사코스: 장충정 출발-서울성곽(신라호텔 뒤)-사명대사 동상-장충단비-수표교-수변 생태로-종료
■ 운영일자 : 매주 토요일
■ 신청인원 : 회당 30명(회당 신청자가 10명 미만이면 취소됨)
■ 운영시간 : 14:00~16:00
■ 참가대상 : 초등학생 이상
■ 교통안내 : 3호선 동대입구역 하차 6번 출구 앞 장충지구 팔각정 앞 집결
■ 준비물 : 메모지, 필기도구, 편안한 옷, 마실 물 등
■ 신청 및 문의 : http://parks.seoul.go.kr(서울의 공원), 02)3783-5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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