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고 사과 먹는 날
발행일 2010.10.26. 00:00
사과가 요즈음 한창이다. 제철과일은 맛뿐만 아니라 영양분이 많고 가격도 싸다. 붉은 사과껍질에는 케르세틴(Quercetin), 과육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각종 암과 심장혈관질환 발생을 막아주고 피부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제가 들어있다고 한다.
‘아침 사과는 금’이란 말은 그만큼 사과를 아침에 먹는 것이 저녁에 먹는 것보다 좋다는 뜻이고, 영양분이 껍질에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껍질째 통째로 씹어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농약은 9~12회 정도 뿌리지만 수확하기 두 달 전부터는 농약을 뿌리지 않기 때문에 물에 씻어 그대로 먹어도 건강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사과 종류를 크게 분류하면 만생종(후지), 중생종(야다까, 로카), 조생종(아오리)으로 구분되며 추석 전에 나오는 조생종은 저장 기간이 짧고 만생종은 서리 맞고 늦게 수확하여 내년 5~6월까지 판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지중해 연안의 이탈리아나 일본 후지산같이 일교차가 많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가 맛있다고 한다. 사과를 많이 먹어 미인이 많다는 대구 사과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그 맛이 옛날만 못하다고 한다. 사과를 산지에 따라 산 사과와 밭사과로 구분하는데 지대가 높은 청송ㆍ영주ㆍ풍기ㆍ안동ㆍ괴산ㆍ충주ㆍ무주ㆍ제천 등의 사과가 아삭아삭하고 단단하다고 한다.
도시철도공사는 24일 ‘사과데이’를 맞아 지난 22일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사과 판매 촉진을 위한 행사를 열었다. 제천사과를 개당 500원씩, 3kg 짜리 박스당 9,000원씩 판매하는 50% 할인 판매였다. 이날 총 24,000개의 사과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사과 껍질 빨리 깎기ㆍ끊이지 않게 길게 깎기ㆍ맨손으로 쪼개기 등 재미있는 이벤트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24일을 '사과 데이'로 정한 것은 둘(2)이 사과(4)하는 날이라는 의미로, 사과가 많이 나는 10월에 평소 화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사과한다는 착한 취지를 갖고 있었다.
여기서 15년 째 대만에 사과를 수출하고 있다는 제천시 오솔숲 영농조합법인 김동천대표를 만났다. 작년에는 200t을 수출하였으나 올해는 작황이 좋지 못해 100t밖에 못했다고 한다. 추석 전에 비가 많이 온 탓이다. 다행히 요즈음엔 일조량이 길고 날씨가 좋아 걱정했던 것보다 작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제천사과는 해발고도가 높은 제천의 기후 특성에 따라 과피가 두꺼워 당도가 높고 조직이 단단하여 타지 사과보다 질이 좋다고 말했다.
제천시는 시민들의 5천만 원 성금으로 북한 금강산 삼일포에 사과밭 10,000평 복숭아밭 5,000평을 조성하였으나 몇 해 전에 일어난 총기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되어 하루 빨리 대북사업이 재개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얘기도 들었다.
공사는 앞으로도 하루에 6만여 명 이상의 지하철 이용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드나드는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농어민과 직거래 할 수 있는 장터를 마련하여 우리의 우수한 농수산을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 앞서 15일에는 ‘평창 배추 할인행사’를 벌였는데 서울시민들에게 고랭지 배추를 싸게 공급하여 게눈 감추듯 팔려 나갔다고 한다.
‘보졸레누보’라는 것이 있다.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 0시에 전 세계로 출시하는 포도주로, 세계 제2차 대전 직후 포도주에 굶주린 보졸레 지방 사람들이 그 해에 수확한 포도로 즉석에서 포도주를 만든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누보'는 프랑스말로 '새로운'이란 뜻. 그러니까 프랑스 남부 부르고뉴의 보졸레에서 생산된 그 해 첫 포도주라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 몇 년 전부터 보졸레누보 수입량이 대단하다고 한다. 보졸레누보뿐 아니다. 밸런타인데이(2월 14일)ㆍ화이트데이(3월 14일)ㆍ와인데이(10월 14일) 등도 특별한 날을 정해 소비자의 구매력을 끌어들이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다.
우리나라 사과 맛은 세계 최고다. 그런데 아직 홍보가 부족하여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다. '사과 데이'에 사과를 먹으면서 우리도 프랑스 포도주처럼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선진국의 마케팅기법을 배우고, 영세한 유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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