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만 보십니까?

시민기자 이지석

발행일 2010.10.25. 00:00

수정일 2010.10.25. 00:00

조회 2,629


2010 추계 서울패션위크가 2010년 10월 22일에서 28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 등에서 개최된다. 서울패션위크 첫날과 둘째 날은 서울컬렉션의 남성복 쇼가 몰려 있었는데, 행사장에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기자는 서울패션페어의 홍보관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부스의 전시마케팅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알아보고 싶었다.

둘째 날 서울컬렉션의 남성복 패션쇼는 정두영, 서은길, 박성철, 홍승완 등의 디자이너들이 참가하였다. 정두영은 요트의 모티브를 도시적 감성으로 세련되게 재해석하는 디자이너이다. 그는 모던 클래식과 스포티 감성의 믹스매치로 유명하다. 행사장에는 정두영 디자이너와 친분이 있는 소지섭, 줄리엔 강이 참석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성모델 최여진의 당당한 워킹으로 쇼가 시작되면서, 모던하면서도 파스텔 톤의 의상을 입은 남성모델들이 등장하였다.

서은길 디자이너는 인간에게 불가항력으로 다가오는 자연재해와 재난에 대한 물음으로 백의의 천사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쇼를 선보였다. 도시적 분위기의 흰색 상의와 바지, 흰색 재킷과 투명셔츠의 모델들, 청색과 짙은 감색 계열의 의상을 입은 모델이 등장했다. 두 번째 스테이지에는 폭풍, 지진, 기아 등 천연재해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쩐지 영상 이미지와 밸런스가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오후 3시 반에 시작된 박성철 디자이너의 패션쇼는 복잡한 시스템도 각각의 단순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듯이, 기존 요소들을 재구성하여 단순하면서도 새로운 의상으로 탄생시켰다. 홍색 재킷과 반바지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였는데 왼쪽 주머니에 스카프를 착용하여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마지막 스테이지에는 남성모델 40여 명이 단체로 워킹하는 모습이 장엄하게 느껴졌다. 홍승완 디자이너는 영국적 테일러링과 모던한 밸런스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쇼는 중절모 스타일의 모자를 쓰고 천연소재의 의상을 입은 남녀 모델들이 교대로 등장하였다. 특히 여성모델들은 모자 안에 스카프로 머리를 두르고 단아한 모습으로 워킹을 하여 수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드디어 기자의 주관심사인 서울패션페어로 옮겨갔다. 여기에는 80개 업체가 참가하여 각각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PT 쇼를 할 수 있는 패션쇼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PT 쇼를 하는 13개 업체 중 토요일에는 박종철 디자이너의 패션쇼가 개최되었다. 패션페어는 패션쇼와 비즈니스를 실제로 연결시키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다. PT 쇼룸에는 150여 명의 관람객들로 꽉 차서 그 열기가 대단하였다.

박종철 디자이너의 PT 쇼는 종교적 색채의 장엄한 음악으로 시작되어, 검은색 성직자 의상을 입은 모델이 등장하였다. 의상은 전반적으로 경건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색채로 구성되어 있었다. 흰색 셔츠와 검은 색 바지, 바람개비 무늬의 상의, 은색계열의 광택제 의상이 등장하였으며, 검은색 상의와 부츠가 조화를 이루고 연미복 형태의 의상과 모던한 가방으로 코디를 한 모델도 보였다. 그리고 가죽조끼와 검정색 털옷을 입은 모델, 특히 허리부분을 실루엣으로 강조한 의상이 눈에 띄었다. 두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언더웨어 의상이 등장하면서 여성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PT 쇼 근처 비즈니스 라운지에는 전화기, 팩스, 컴퓨터 등을 사용할 수 있고 통역요원이 배치되어 무역상담을 할 수 있었다. 바이어 룸과 바로 연결된 공간에는 국내외 프레스 및 바이어들이 상담과 연계하여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레스토랑이 마련되어 있었다. 패션쇼가 끝나고 패션업체 부스를 둘러보았는데, 몇몇 부스는 준비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 어수선했다. 그리고 패션쇼장의 열기와는 달리 패션페어 홍보관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패션쇼와 홍보부스를 연계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아이템이 원단인가, 브랜드 제품인가, 패션쇼 기획 및 운영 노하우인가, 방문객 유치를 위한 패션쇼인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템이 원단인 경우에는 바이어들이 패션쇼에 참가하기보다는 원단을 취급하는 섬유전시회에 주로 참석하게 된다. 따라서 섬유전시회가 주가 되고 부대행사로 전시장 내에 패션쇼를 진행하는 것은 무역상담과 직접 연결될 수 있지만, 패션쇼가 주가 되는 행사에서는 실질적 무역계약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서울패션위크가 패션쇼와 패션페어를 성공적으로 연계시키고, 패션업체 수출업자와 수입업자간에 무역상담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전시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행사에도 뉴욕, 파리, 밀라노, 런던 등 주요 해외 패션위크에서 활동 중인 유력 바이어 100여 명을 초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중소 패션업체들과 그들이 무역계약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향후 서울패션위크에는 패션페어에 참석하는 중소업체와 바이어들 간의 실질적인 무역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함께 추진할 필요성을 절감하며 발길을 옮겼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