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여행 가듯 영어를 배우는 곳

admin

발행일 2010.05.28. 00:00

수정일 2010.05.28. 00:00

조회 2,894

매년 늘어만 가는 영어 사교육비는 요즘 우리 사회의 최고의 화두다. 서울시는 학생 및 일반 시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도 배우고 영어권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강남권, 강북권, 서남권 등 3개 권역별로 운영하고 있는데 2004년 풍납캠프를 처음 개관했고, 2006년에는 수유캠프, 올 3월에는 관악캠프를 개관했다.

시설을 돌아보고 프로그램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자 수유캠프를 방문했을 때 입구 경비실에서 신원확인을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어린이들의 보호 차원에서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고 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로비에서 기다리며 둘러보니 한 쪽 벽에는 세계지도 벽화가 있고 ‘기침, 재채기 시 주의사항’이 영어로 씌어 있었으며, 안에서는 선생님을 따라 영어문장을 읊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원어민 선생님을 따라 ‘Immigration office'라고 쓰인 교실로 들어가고 있기에 어느 학교에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녹번 elementary school"이라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실제 'Immigration office'와 똑같이 꾸민 교실에 들어간 후 선생님은 여권을 높이 들고 "passport"라고 설명하더니 직원이 앉는 자리에 앉고 아이들 한 명씩에게 이름을 묻는다. 아이들은 “My name is...."라고 대답하며 수속의 체험학습을 한다.

강북권 254개교를 맡고 있는 수유캠프는 YBM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캠프를 지휘하는 김기원 부장에 따르면 "수유캠프만의 특징은 홈페이지를 활용한 '온라인 사전학습-현장체험학습-온라인 사후학습'의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입소자들이 학습내용을 100% 소화할 수 있게 한 점"이라고 한다. 특히 사후 학습에서는 '아이러브리딩'을 통한 심화학습을 통해 퇴소 후에도 실질적인 영어실력 향상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수유캠프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4박5일, 2박3일, 주중 당일 프로그램(단체만 가능), 주말 당일 프로그램(토요일) 그리고 방학 프로그램(9박10일)이 있다. 학교단체일 경우 30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4박5일 프로그램 참가비는 1인당 12만원이며 그 중 3만원은 서울시에서 지원하므로 본인 부담은 9만원이다. 사교육 시장의 유사 프로그램 가격대와 비교한다면 학부모들을 미소짓게 만들 만한 비용이다. 입소자들은 6인1실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원활한 캠프생활을 위해 면회는 금지하고 있다. 개인신청은 수유캠프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수유캠프는 64,982m²의 부지, 지하 1층과 지상 3층의 건물에 학생과 원어민교사를 위한 기숙사, 영어권 국가의 실용회화 습득을 위해 마련된 45개의 모의시설, 실외수영장, 농구장 등이 넓고 푸른 자연을 배경으로 한 마을을 이루고 있으며, 건물들의 내부구조나 외양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서양의 어느 도시에 온 것 같다.

손종국 대리의 안내를 받으며 수업하는 모습을 둘러보았다. 모든 교실은 'grocery, post office, bank, fire station, auditorium, physician's office, airplane cabin, restaurant' 등의 제목을 달고 실제시설과 비슷하게 꾸며놓았다. 'Hair salon'에는 'short, medium, long, wavy' 등이 표현된 플래시 카드가 있고, 'clothing and shoe store'에서는 'How much is this?' 등의 판넬을 든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물건 사는 법을 체험하고 있었다. 모든 수업은 통역 등의 보조없이 원어민교사가 100% 영어로 진행한다. 학생이 한국말을 쓰자 교사는 바로 "Speak English! Practice English!"라고 주의를 준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온 40명의 원어민교사, 20명의 한국인교사를 포함한 100명의 스탭들이 1회 동시수용 학생 450명을 돌보고 있다.

어느 교실에서도 화이트보드에 글씨 쓰며 가르치는 선생님, 지루한 표정의 학생은 없다. 얼른 보면 공부를 하는 건지 노는 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현장에서 온몸으로 부딪쳐 체험하면서 그야말로 즐기고 있다. 그러니 어찌 영어가 재미있지 않을까? 재미있으면 자꾸 하게 된다. 어린이의 영어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재미를 붙이게 하는 것일 게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마을은 정말 좋은 곳이다. 안타까운 점은 학교별로 영어마을에 대한 관심도의 차이가 현저해서 아직도 이곳을 구경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학교장들이 보다 적극성을 가져야겠다.

문의: 서울영어마을 http://www.sev.go.kr,
수유캠프 02) 783-0509(주간), 02) 3499-3048/9
(저녁 7시~다음날 9시, 혹은 휴무일), http://suyu.sev.go.kr

시민기자/윤혜영
unhy3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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