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시도하는 서울’ LA타임스 비중 있게 보도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5.09.16. 00:00

수정일 2005.09.16. 00:00

조회 1,338


서울숲, 서울광장, 버스중앙차로제 등에도 호의적 시선

서울이 콘크리트 숲이었던 과거의 우중충한 이미지를 털어내고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LA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LA타임스는 ‘이명박 시장의 지휘 아래 서울이 새로 태어나고 있다’는 제목의 3면 박스기사를 통해 청계천 복원사업과 서울숲 조성, 서울광장 조성, 교통개혁 등의 주요 서울시책을 상세히 소개했다.

LA타임스는 기사에서 한국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서울은 60~70년대를 거치면서 다시 일어섰지만 당시 서울 재건에 한 몫을 담당했던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을 다시 친환경적으로 바꾸려 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시장이 흉물스러운 서울의 건축물 중 최고였던 고가도로를 2년 전 철거했으며, 지금 청계천은 물이 콸콸 쏟아지는 개천이 되어 서울의 주요 경제지구를 관통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이명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 주요 사례로 용산 주한미군부지에 들어설 대규모 공원과 노들섬에 들어설 오페라 하우스를 들었다.

이어 이 시장이 과거 골프장과 경마장으로 사용되던 곳을 야생 동물이 뛰어노는 서울숲으로 바꾸었고,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시청 앞 광장을 거대한 잔디광장으로 조성했다고 소개하는 등 변화하는 서울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다음은 LA타임스에 게재된 기사 전문(번역)이다.


‘이명박 지휘 아래 서울이 새로 태어나고 있다’

안개가 짙은 날이면, 서울은 유독한 스모그가 덮인 콘크리트 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서울을 둘러싼 산은 삼성과 현대 등 재벌기업의 브랜드가 찍힌 회색빛 초고층 아파트를 세우느라 깎여나간 지 오래다.

1950년의 한국전 이후 폐허가 되었던 서울은 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다시 일어섰다. 당시 캐치프레이즈는 ‘빨리 그리고 싸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제 서울을 건설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 중 한 명이 과거의 이 같은 잘못을 수정하려 하고 있다.

이 일을 하기에 이명박 시장만한 적임자가 있을까. 1970년대 와 1980년대 현대의 CEO를 지냈던 그는, 서울의 재건에 한 몫을 담당했던 현대를 진두지휘한 인물로 ‘불도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기억하셔야 할 것은 1970년대와 1980년대는 한국이 이제 막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려던 때였다는 사실입니다. 당시에는 전국 어디에도 고층 건물을 찾아볼 수 없었고, 자동차도 거의 없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획일적인 모양의 아파트 빌딩을 지었습니다.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건물을 짓는 것이 최우선 순위였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는 당시의 결정에 대해 후회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명박 시장은 말한다.

이 같은 흉물스러운 건축물의 최고봉은, 현대가 앞장서서 개천이 있던 자리에 3.5 마일 높이로 건설한 고가도로였다. 이 시장은 청계천을 복원하기 위해 이 고가도로를 2년 전 철거했다. 지난 6월 통수를 시작한 이래 청계천은 물이 콸콸 쏟아지는 개천으로 이제 서울의 주요 경제지구를 관통하고 있다.
3억3천만 달러가 투입된 이 사업은 분수, 조각상, 그리고 각양각색의 22개 다리 등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내달 완공된다. 다리 하나는 큰 배의 돛과 같은 모양이고, 또 다른 다리는 흡사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펼친 듯한 모양이다.

한편, 이시장의 야심 찬 사업은 청계천 복원에 그치지 않는다.

이사장은 용산 주한 미군이 2007년 말까지 이전하면, 630에이커 규모의 그 부지를 “서울의 센트럴 파크”로 변모시킬 작정이다. 또한, 오페라하우스도 건립 예정이다.

지난여름에는 과거 골프장과 경마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공원이자 사슴과 고라니, 오리, 다람쥐 등이 뛰노는 야생 동물 서식처로 변모하였다. 콘크리트로 덮여있던 서울시청 앞은 거대한 타원형의 잔디광장이 조성되었다. 몇몇 시민들은 이 잔디광장을 두고 “이 시장의 앞마당”이라고 비웃기도 하지만 말이다.

매우 무더운 어느 날 이 시장을 인터뷰하러 그의 집무실을 찾았을 때, 두 명의 소년이 시청 앞 잔디 광장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뛰놀고 있었다. 푸른빛의 푹신한 의자가 있는 접견실에서, 이 시장은 변화하는 서울에 대해서 한마디 했다.

“1960년대에는. 환경보다는 경제가 우선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우선순위가 바뀌었습니다.” 날씬한 체격에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의 이시장이 말한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전 직후 극빈국이었던 나라가 오늘날 세계 11대 경제대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한국인들은 자랑스럽게 지적한다.

그렇지만, 한국의 수도 서울의 외관은 그 경제 규모에 걸맞은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현대 서울은 1980년대까지 집권했던 군사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차를 타고 다니기에 좋을 듯한 양식으로 넓은 도로가 형성되어 있는 모습이다. 덕분에 보행자들은 지하도를 이용, 길을 돌아가야 했다.

이 시장은 이 문제를 시정하고자 한다. 그는 벌써 서울에 벌써 수십 개의 건널목을 새로이 만들어 노년층과 장애인으로부터 적극 환영을 받았다.
그는 또한 서울 시내에 운행하는 차량 대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인구 1천2백만인 서울에는 약 2백만 대의 차가 있다. 이는 가장 넓은 서울의 도로조차 앞뒤로 꼼짝 못하는 끔찍한 교통 혼잡을 초래하고도 남을 만한 대수이다.

유럽의 도시에서 힌트를 얻은 이 시장은 버스 전용 차로를 도입하였고 지하철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요금처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시장이 취임한 200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일각에서는 최신 아이디어를 너무 서둘러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유지하는 자가용 운전자들의 불만이 가장 심했다. 버스 전용차로의 도입과 고가도로의 철거로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서울의 극심한 교통체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 이는 이시장의 사임을 주장하며 지난해 발족한 인터넷 사이트에 분개한 시민이 올린 글이다.

한편, 저소득층에서는 이 시장이 낡고 허름한 주택이 있던 자리에 고급 아파트를 건설함으로써 건설업계에 일을 주려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유재홍 문화학 교수는 이사장이야말로 과거 한국의 밀어붙이기식 개발정책을 이어가는 정치인이라고 말한다.

“‘환경’, ‘문화’ 같은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전시행정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은 부동산과 관련된 행정이죠.”

청계천 복원 사업이 창출했던 긍정적 이미지도 이사장의 최측근이었던 양윤재 부시장의 구속으로 다소 퇴색되었다. 그는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청계천 인근 건물의 고도제한을 풀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시장이 비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정쟁의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시장인 것 외에도, 그는 보수당 ‘한나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당원이며, 중도좌파 성향의 노무현 대통령을 거리낌 없이 비판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노대통령과 이시장의 주요 쟁점 중의 하나는 수도 서울의 과밀과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수도를 남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노대통령의 계획이다. 이 시장은 이 같은 계획이 그야말로 터무니없다고 말하며 서울이 언젠가는 통일 한국의 수도가 다시 될 것이라고 희망한다.

이 시장은 분명히 야심가이다. 한국의 헌법상 중임이 불가능한 현 노대통령의 뒤를 이을, 2007년의 대선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벌써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63세의 이 시장은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사람들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의 경제문제를 많이 고칠 수 있다고 믿고 있나 봅니다.”


하이서울뉴스 / 차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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