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볼거리 & 즐길거리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5.09.09. 00:00

수정일 2005.09.09. 00:00

조회 1,579


80년대 국민가수 변진섭은 이런 노래를 불렀다.
“...답답한 도시를 떠나고 싶어 / 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며 /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
‘새들처럼’이란 이 노래는 회색빛 아스팔트에서 살아가는 도시민들의 답답하고 건조한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새들따라 도시 밖으로 나설 필요가 없게 됐다.
늘어나는 건물만큼 서울의 녹지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10월 1일 준공을 앞두고 있는 청계천은 생태 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적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의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눈이 즐겁고 몸이 편안한 그곳, 청계천에서 한층 촉촉해진 서울을 느껴보자.


청계광장

청계천 시점부인 태평로 입구에 가면 청계 광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문화공간. 총 2100여평 규모로 광장과 분수, 탐방로 등을 갖추고 있다.

청계 광장엔 볼 거리도 많다. 진입 계단을 따라 들어가면 만남과 화합을 상징하는 8도석과 청계천을 600분의 1로 축소해 놓은 미니어처를 구경할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에 따라 분수 높이가 달라지는 프로그램 분수와 벽면을 타고 흐르는 청계마당 벽천도 눈에 띈다.

인상적인 것은 청계광장 양쪽 도로가 아스팔트가 아닌 돌 조각으로 포장돼 있다는 것. 덕분에 광장과 수변공간, 도로가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지고, 청계천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광통교

청계천엔 초록만 숨쉬는 것이 아니다. 잃어버렸던 역사도 함께 숨쉰다.
특히 수십여년간 교각 밑에서 숨죽여 있었던 청계천의 다리들은 그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청계천에 놓은 다리는 총 22개.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광통교다. 모전교와 광교 사이에 위치한 이 다리는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로, 신덕왕후의 옛 무덤 터에 있던 돌을 옮겨와 원형 그대로 복원하기 위해 힘썼다.
원래 있던 자리보다 150여m 옮겨지긴 했지만, 돌에 정교한 조각들이 남아있고, 여러 시기에 걸쳐 청계천 준설에 대한 기록이 새겨져 있어 역사적 사료로도 가치가 있다.

그래서인지 다리에 새겨진 울툴불퉁한 흔적을 만질 때마다 조선시대 이 다리를 건넜을 많은 이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

광교를 조금만 지나면 또 하나의 역사를 접할 수 있다.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벽화로, 길이 192m, 높이 2.4m의 작품이 장통교를 중심으로 좌안 옹벽에 설치됐다.

반차도는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환갑을 위해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화성(수원)을 다녀온 후 그 의전행렬을 상세하게 기록한 것이다. 이 작품에는 김홍도 등 당대의 일류 화가들이 참여하였고, 덕분에 왕조의 위엄과 질서가 장엄하면서도 자유롭게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왕실 기록화이자 한 폭의 풍속화를 연상시키는 이 반차도는 당시 행차의 격식과 복식, 의상, 악대구성 등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반차도는 프롤로그, 서울의 옛 지도인 수선전도, 반차도, 에필로그의 4개 부분으로 구성되어있으며, 한글과 영문 해설판이 있어 우리 문화에 익숙치 않은 일반인이나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고사분수와 문화의 벽

고사분수는 오간수교 상류의 평화시장 앞 하천에 설치된 것으로 65개 노즐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높이의 물줄기가 빨강, 노랑, 파랑, 흰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어우러져 화려한 색동저고리를 연상케 한다.

고사분수 주변에는 야외무대와 천변 스탠드, 문화의 벽, 색동벽, 조선 영조때의 개천 준설 그림인 준천도, 영조어필 등이 조성돼 있어 청계천 완공 이후엔 동대문 상권과 이어지는 문화체험 공간으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특히 문화의 벽은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현대 미술가 5인의 작품으로, 수변에서 현대 미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작품 크기는 가로 10m, 세로 2.5m로 오간수문 상류에 위치해 있다.

오간수문

문화의 벽을 지나면 옛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오간수문을 만날 수 있다.
오간수교 하류 왼쪽에 설치된 오간수문은 고사분수나 벽천과 달리 물이 물넘이석을 넘어 수조에 고이도록 했다.

특히 이곳은 밤에 더욱 아름답다. 수조 바닥에 설치된 조명이 은은한 불빛으로 퍼져나와 수조 바닥과 오간수문을 비춘다.

원래 오간수문은 청계천 물이 도성을 빠져나가는 지점인 동대문 옆 성곽에 설치된 5개의 수문으로, 수문 앞에 널돌을 걸쳐놓아 널다리 기능을 하도록 한 구조물이다.

청계천변에 설치된 오간수문은 전통적인 오간수문 이미지를 살려 5개 수문과 홍예 아치를 재현했다.

청계 빨래터와 소망의 벽

청계천엔 빨래터도 있다. 세탁기가 일반화된 오늘날에 빨래터는 낯설면서도 아련한 장소다.
옛 아낙네의 삶의 일부였던 이러한 빨래터의 모습을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에서 만날 수 있다.

비록 이곳에서 빨래를 할 수는 없지만, 어른들과 추억을 나누고,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해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듯 하다.

빨래터의 추억을 뒤로하고 영도교와 황학교를 지나면 서울시민의 꿈이 담긴 소망의 벽이 나타난다.

소망의 벽에는 시민들이 각자의 소망을 담아 그린 2만여장의 타일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좌우 50m 구간에 높이 2.2m로 설치돼 있다. 소망의 벽 행사에 참여한 이들이라면 자신의 소망타일을 찾아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황학리듬벽천과 비우당터널분수

황학 리듬벽천은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석축 위에서 물이 넘쳐 벽을 타고 흐르는 형태로, 물고기가 청계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수경시설과 함께 저수변에는 목재 데크를 설치하여 시민들이 이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비우당 터널분수는 5m 높이의 석축 위에서 물을 분사해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분사된 물은 청계천변에 조성된 산책로 위를 넘어 포물선을 그리면서 청계천으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폭이 50m인 비우당 터널분수는 총 42개의 노즐이 설치돼 있으며, 물줄기의 분사 거리는 16m에 이른다.

비우당교와 무학교 사이의 성북천 합류지점 우측에 위치해 있으며, 청계고가도로를 걷어낼 당시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철거하지 않은 일부 교각이 남아있다.


하이서울뉴스/조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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