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청계천에서 문화갈증 풀어요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5.09.01. 00:00
준공 한 달 앞둔 청계천, 미리 걸어볼까 가을이 다가오는가 싶더니 다시금 여름의 끝물 더위가 안간힘을 쓰던 8월 31일 오후, 시청 뒷마당에 모자며 운동화며 걷기 준비를 갖춘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 들었다. 청계천 프리투어에 참가하는 시민들이다. 서울시가 그간 마음으로 많은 응원을 보내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청계천을 미리 걸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엄마 손을 붙잡고 따라온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하신 노인 분들까지 청계천에 관심을 갖고 아껴주는 사람들 40명이 참가했다. 오늘의 투어는 지난주 수요일에 이은 두 번째 행사로,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두물다리까지 걸어서 청계천을 답사하게 된다. 청계천복원은 도심의 환경과 생태 고려한 아주 적절한 사업 준공 이전의 청계천을 남들보다 먼저 밟아볼 수 있다는 설렘 때문인지 참가자들의 기분이 다소 들뜬 듯이 보인다. 시청을 출발해 한걸음에 도착한 청계광장에서부터 참가자들은 청계천복원추진본부 관계자의 안내에 열심히 메모까지 하며 귀를 기울였다. 청계천 시점부인 태평로 입구에 2,100여 평 규모로 조성된 청계광장에서는, 'D-31'이라 표시하는 전광판을 보며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청계천 준공을 감회 깊게 되새기는 모습도 보였다. 태릉에서 오신 김유석 할아버지는“청계천 주변 상인들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도심의 환경과 자연을 생각할 때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청계천 복원의 당위성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광장 바닥에 만들어진 청계미니어처를 관심 있게 보던 참가자들 사이에서, "밤에 조명까지 더해지면 참으로 서울의 명물이 되겠다."는 말들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처음 물길이 떨어지는 이단폭포에서는 “도심에서 이렇게 큰 물소리가 나니까 산 속 계곡에 있는 것
같다.”며 물속에 손을 넣어보기도 하고, 바닥에 깔린 팔도석이 전국의 팔도에서 모아온 돌들이라는 안내에는 그럴듯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2만 시민의 마음 담은 ‘소망의 벽’
참가자들은 광교와 삼일교 사이에 있는 정조 ‘반차도’ 앞에서도 발길을 멈춘 채 오래도록 떠날 줄
몰랐다. ‘반차도’는 조선시대 정조가 수원 화성에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인데, 가로·세로 30㎝의 타일 5,120장에 재현해
놓았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쯤에 다다른 ‘두 아이와 엄마’가 갑자기 달려가며 합창을
한다.
지난해 8월 아이들이 그린 타일 그림도 보여주고 물길 열린 청계천의 역사를 확인시켜주고 싶어서 참가했다는 김복남(분당)씨는 서정민(초등3학년), 정욱(7세) 두 남매를 데리고 왔다. 자기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랑스런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아이들과 엄마의 얼굴도, 영구 보존된다는 소망 그림처럼 청계천에 오래도록 기록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2만여 명 시민들의 소망이 담긴 ‘소망의 벽’. 각자의 소망을 표현한 가로·세로 10㎝크기의 타일이 50m나 되는 벽면에 꽉 채워져 있다. 앙증맞은 그림과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는 글로 장식된 타일은 흐르는 물을 사이에 두고 양쪽 벽에 50m씩 설치되어 있다.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청계천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해 청사랑 회원으로서 제대로 된 안내를 하고 싶어 참가했다는 문화 해설사이자 청사랑 회원이기도 한 장동옥 씨와 문화재 및 문화에 대한 관심 깊어 자원봉사 활동을 계획 중이라는 조근희(대방동) 씨는 청계천 팬이다. 멀리 시흥시에서 박준호(초등 4학년), 정호(초등 2학년) 두 아이와 함께 찾은 양경희 씨는 “청계천 물가에 오니까 정말 서울이 더 시원해진 느낌”이라며 서울의 생태적 환경을 만드는 데 청계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석양이 청계천 물길을 붉게 물들일 무렵까지 걷는 내내, 참가자들은 청계천변에 심어진 식물들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서 보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시작으로, 빨래터의 빨래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생태적 공간이 서울 도심에 생겼다는 것에 보람 느낀다, 청계천이 앞으로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을 끊임없이 쏟아내며 청계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 ||||
하이서울뉴스 / 김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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