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유실수 보호하자
admin
발행일 2006.08.22. 00:00
시민기자 박동현 | |
한여름 물 폭탄, 태풍과 씨름하면서 온몸이 땀범벅으로 언제 더위가 물러가나 싶었는데, 아침저녁으로 불어대는 시원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이 어느 덧 천고마비 결실의 계절 가을을 느끼게 한다. 열대야 탈출구라 할 수 있는 청계천 곳곳에는 막바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밤늦게까지 물속에 발을 담근 채 시간가는 줄 모르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청계천을 복원하며 가로수로 심은 사과나무에 서리비상이 걸리고, 급기야 청사랑 자원봉사 요원들과 공익 요원들까지 투입되어 순찰을 돌며 사과 지키기에 여념이 없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까지 하다. 청계천변에 심겨진 사과나무는 고산지교에서 신답철교에 이르는 구간 200여 미터로 110여 그루가 조금 넘는다. 멀리 충주에서 가져와 심은 이 곳 사과나무는 그간 오랜 집중호우와 장마 등으로 열매가 충분한 햇볕을 받지 못하는 등 결실 조건이 맞지 않아 대부분의 사과가 아직은 설익은 풋사과인 상태이다. 이를 청계천을 이용하는 비양심적인 일부 시민들이 서리를 하고, 개중에는 아직 익지도 않은 사과를 따서는 입으로 한두 번 베어보고는 맛이 들지 않자 아무 곳에나 버리고 있어 황당하기만 하다. 그리하여 사과나무 주변에서 자원봉사자와 공익요원들이 주야 순찰하며 구경 시민들을 감시하는 아름답지 못한 모습에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이제 곧 있으면 이들 사과가 영글어 탐스러운 모습으로 시민들 앞에 자태를 뽐낼 것이다. 이 곳 뿐만 아니라 상암동 하늘 공원 내에도 탐스럽게 자란 조롱박이며 수세미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구경꾼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짓궂은 시민들이 몰래 따가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어 아쉽기만 하다. 또 목동교 주변 안양천변으로 감나무가 많이 심겨져 이곳 역시 매년 감이 주렁주렁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채 익기도 전에 다 따버려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나 서울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생물들은 시민 모두가 보며 즐길 수 있도록 오히려 보호하고 가꿔야 하지 않을까. 자기 집 뜰의 애지중지하는 생물이라 생각하고 관심과 보호와 사랑을 베풀었으면 한다. 공공장소의 생물은 시민 모두의 것이다. 개인 이기로 공공장소의 생물을 훼손하는 부끄러운 행위는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작은 것 하나에도 선진 문화 시민 의식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음에 이들 유실수들을 추수하여 불우이웃 등 어려운 시민들을 돕는 일에 보탬을 줄 수 있게 된다면 이보다 더한 값진 일도 없을 것이다. |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