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뜨거운 열정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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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8.21. 00:00
시민기자 박혜리 | |
어르신 배움의 장, '9988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 | |
"아주 쉬운 방법으로도 맛있게 건강을 챙길 수가 있습니다. 자, 바나나를 보면요. 바나나는 반점이 오를 때가 맛있잖아요? 그럼 나무젓가락을 딱 꽂아서 냉동을 시키세요. 그럼 뭐가 되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 은평구 노인종합복지관 2층 대강당. 한여름 뜨거운 날씨보다 강의를 듣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열정이 더 뜨겁게 느껴진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강의에도 지루한 기색이 하나 없다. 도대체 어떤 자리가 할아버님 할머님들의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만들었을까. 바로 ‘9988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다. 은평구 노인 종합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식생활 강의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았다. 평소에 요리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할아버님들도 생소하지만 몰랐던 걸 배울 수가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었다. 물론 할머님들은 말할 것도 없다. “혼자 사는 할머니들은 이런 식생활에 관한 것이 굉장히 중요해서 강의를 관심 있게 들었어요. 특히 저번에 진행되는 강의도 굉장히 재밌게 들었는데 오늘은 더 스페셜하네요” -유진례, 정진부 할머님 본래 한 기수당 40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게 되어 있지만 이날 강의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약 90명 정도. ‘9988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도 그 이유지만 실제로는 복지관에 놀러오셨다가 흥미를 보이고 수업을 들은 어르신도 많다. 이 때문에 출석 체크하는 데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앞으로 출석 체크를 어떻게 할 지 어르신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행복해지는 삶을 위해 언제나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는 어르신들. ‘9988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가 어르신들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지는 강의의 질이 얼마큼 높아지느냐에 따라 달렸다. 이날 어르신들의 식생활에 대한 강좌를 진행한 배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안현숙 교수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이전에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많이 진행했지만 어르신들이 굉장히 열의가 좋아요. 졸지도 않으시고 질문도 많이 하시고... 그런 어르신들을 위해서 제가 진행하고 싶은 강의는 수업 중간에 어르신들의 피부로 직접 와 닿게 하는 그런 강의에요. 지금은 단순히 빔과 프레젠테이션을 이용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노인들의 식생활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 영향을 섭취해야 하는 지 강의할 때 그냥 말이나 그림으로만 진행하는 것 보다 실물 크기의 모형으로 진행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정확한 실물 교육만큼 확실한 강의는 없죠. 제가 그런 수업을 하려면 교육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배움은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 준다. (배움은 어떤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Carl G. Jung. 1976) 가르치는 자가 누구이며 배우려는 자가 누구이든,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는 그 마음만으로도 자신의 삶이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어르신들은 오랜 세월의 풍파에 깎이고 다듬어졌기 때문에 삶에 대한 가능성이 옅어졌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한 의미에서 노인들만을 위한 맞춤 프로젝트가 생겼다는 점은 큰 의미를 가진다. ‘9988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가 질적으로 더 많이 향상돼서 강의에 참여한 할아버님 할머님들이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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