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서 바라본 바다는 유난히 푸르렀다
admin
발행일 2009.07.09. 00:00
올해 시각장애인 편의를 위한 음성보행안내 시스템도 설치해 바야흐로 여름 휴가 시즌이 돌아왔지만, 중증장애인과 가족들에게 한여름은 더욱 힘든 계절이다. 주위의 시선과 열악한 편의시설로 인해 맘놓고 해수욕장 한번 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니 말이다. 이들을 위한 장애인 전용 무료해변 캠프가 있다는 소식을 들어보셨는가? 있다. 위치는 한반도 최북단. 청정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강원도 고성군 명파해수욕장이다. "2008년에 개인텐트를 치고 생활하시던 부부 장애인이 계셨는데, 오전과 저녁에는 바닷가에 나가 물놀이와 산책을 하셨고 뜨거운 한낮에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 있게 해변캠프 생활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장애는 있지만 마음이 참 건강하신 분이었는데, 대화를 나누다보니 부산 해운대 근처에 살지만 해운대 가서 놀기가 어째 불편하고 눈치가 보여서 천리가 넘는 길을 오게 되었다며 여기 오니까 맘이 편하다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명파해수욕장 '장애인 무료해변캠프'에서 근무했던 박향식 씨의 경험담에서 보이듯이 장애인 해변캠프에는 휠체어 전용 이동로, 장애인 화장실, 전용 샤워장 등 장애인을 배려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장애인들의 불편이 훨씬 덜하다. 숙박용 텐트(단체용, 가족용 등 23동)와 취사도구(가스버너, 식판, 스판 등), 물놀이 안전용품 등도 무료로 제공되며, 안전한 해수욕을 할 수 있도록 수상 안전요원도 상주하고 있다. 캠프내 모든 시설과 해변 연결통로에는 바닥 파렛트, 야간용 조명, 해충 퇴치기 등이 구비되어 있고 특별히 올해부터는 시각장애인의 이용편의를 위해 점자 유도 블록과 '엔젤 보이스'라는 기기를 통한 음성 보행안내 시스템도 가동할 예정이다. 단체참가팀의 원활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행사무대와 빔 프로젝트, 노래방 기기 등도 대여가 가능하다. 캠프 기간 중에는 '명파 해변문화축제', 한국 봉침 선교회의 '무료한방시술' 등 부대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장애인 무료해변캠프'는 7월 15일 개장하여 8월 15일까지 운영된다. 참가를 원하는 장애인 및 가족은 캠프의 운영을 맡은 곰두리봉사협회의 홈페이지(www.komduri.or.kr)에서 서식을 다운받아 팩스(☎ 952-4025)로 신청하면 된다. 2007년에 자신도 장애인이면서 캠프의 운영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김귀복 씨의 회고담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도 장애인이지만 장애인이면 몸이 불편하기는 다 똑같지 않나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중증뇌병변 장애인들 20여 명이 캠프를 방문했습니다. 이 분들은 다른 이의 도움이 없으면 이동이나 식사는 물론 일체의 생활을 할 수 없는 이들이었어요. 태어나서 한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바다 구경부터 나섰죠. 휠체어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밀고 가고 그조차도 어려운 분들은 침낭에 넣어 양쪽에서 들고 바닷가로 이동을 하고... 이렇게 모든 장애인들이 명파리 바닷가에 앉거나 누워 바다 구경을 시작했어요. 마침 날씨는 화창했고 동해 바다와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렀습니다. 그들은 별다른 말이나 표정 없이 그냥 바다를 오랫동안 바라보았죠. 그리고 점심을 먹고 또 한참 바다 구경을 하다 오후에 돌아갔어요. '장애인 무료해변캠프'의 소중함이 느껴졌고 그래서인지 자원봉사를 보람 있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문의 : 복지국 장애인복지과 ☎ 02) 3707-9159 하이서울뉴스/조미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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