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전통의 거리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2.15. 00:00

수정일 2004.12.15. 00:00

조회 2,112



시민기자 이창욱


간혹 외국인이 서울에서 가볼만한 관광명소를 물어오면 안내해줄 곳으로 어떤 곳이 있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꼭 한군데만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나는 인사동을 추천하겠다.

사실 인사동 거리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지 꽤 오래되었다.
고층빌딩이 우거진 매우 발달한 현대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서울에서 우리네 전통문화가 물씬 풍겨나는 보기 드문 거리이기 때문이다.

인사동 거리가 지금처럼 문화의 거리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 말기부터라고 전해진다. 본래부터 인사동에는 도화원이 있어 미술 분야의 중심지역할을 해왔었다고 한다.

이런 인사동 거리는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골동품 상가가 많이 들어섰는데 골동품 상가들은 주로 일본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유출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되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이후 인사동은 골동품 상가가 몰려들어 성시를 이루다가 1950년대 말에는 한정식집 같은 토속음식점이 많이 생겨났고, 60년대 후반부터는 화랑과 표구점과 같은 전통문화를 나타내주는 상점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지금의 인사동의 색채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이후 전통찻집과 같은 유흥음식점들도 많이 들어서고 소규모 갤러리들도 개관하여 전통예술과 관련된 전시회를 개최하기 시작해 인사동만의 전통문화가 깃든 거리분위기가 완성되었다.

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사동 거리

가끔 휴일이면 찾게 되는 인사동 거리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인사동 거리를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익숙치 않은 말들이 들려오게 되면 이내 이곳이 인사동인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인사동은 우리 전통문화가 현대에 맞게 잘 각색되어 있는 곳이다. 길가로 늘어선 상점들은 붓, 탈, 비녀, 장신구 등 보통 상점에서는 보기 힘든 전통물품들을 판매하는 곳이 유난히 많다.
가히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이란 표현이 맞을 정도로 여기저기 전통공예품들이 많고 이 물건을 만든 솜씨 또한 일품이다.

판매되는 물건중에서는 실용적인 것도 꽤 있어서 찻잔이나 차받침, 손수건, 공책과 같이 일상생활 속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것들도 우리 고유의 문화를 머금은 상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딱히 다른 것을 구경하지 않고 이런 물품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여느 민속박물관을 본 것보다 더 알찬 구경이 될 듯싶다.
외려 유리벽속에 전시물을 가둬놓은 박물관보다 생활속에 쓰이도록 만들어진 물품들을 판매하는 인사동 가게들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인사동의 볼거리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주변 문화재들이다.
인사동 상점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산적해있는 문화재들로 고종황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운현궁과 우리의 전통 건축 양식을 알 수 있는 박영효 생가, 개량 한옥을 보여주는 민익두 가옥 3.1 운동의 본거지 중 한 곳으로 의미가 남다른 승동교회 등이 있다.

과거 조선의 중심지였던 탓에 이런저런 고건축물과 유적지가 인사동 주변에 많이 위치하고 있는 것도 인사동을 관광명소로 만들어 준 하나의 이유인 것이다.

인사동은 사람냄새가 나는 곳이다. 전통과 현재가 어우러진 곳이고, 과거를 추억하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며 그냥 산책하기에도 좋은 신바람 나는 곳이다.
자주 가더라도 갈 때마다 기분이 흥겨워지는 인사동, 가끔 거리에서 자선공연을 마주치게 되면 더불어 즐거워지는 곳, 이번 주말 인사동에 놀러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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