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장 교대의식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2.09. 00:00

수정일 2004.12.09. 00:00

조회 1,243



시민기자 이창욱


주말을 맞아 나들이에 나섰다가 이색적인 광경을 보게 되었다. 여름내 시민들이 앉자 휴식을 취하던 잔디광장에 일단의 조선시대 군인이 도열해 있는 것이 아닌가.
사극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전통복장을 갖춰 입은 사람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발길을 멈춰 지켜보게 되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의 수문장 교대의식

두 줄로 늘어선 모습이 무엇인가를 지키고 있는 모습인데 구체적인 의시의 내용을 몰라 궁금해 하고 있던 중, 주위의 도움으로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찌나 위풍당당한 모습을 하고 고정된 자세를 움직이지 않던지 과연 왕궁을 지키던 수문군의 모습을 재현한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조선시대 왕이 거처하던 왕궁을 지키는 호위부대로 수문군이라는 이름의 군대가 있었다고 한다. 수문군은 왕의 안위를 위해 궁궐문을 경비하고 궁 주위를 순찰하는 임무를 맡아 수행했다고 한다.
이런 수문군의 교대의식은 서울시에 의해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그 모습을 1996년부터 재현해오고 있었다.

원래는 덕수궁과 창덕궁 2곳에서 열리며 많은 관심을 받아오던 재현의식은 덕수궁 대한문의 보수공사로 인해 창덕궁 돈화문 한 곳에서만 이루어져왔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서울시에서는 덕수궁과 인접한 서울광장에서 수문장교대의식의 일부분을 재현하기로 했다고 한다.

서울광장에서 재현되는 의식은 전체 수문장교대의식 중 일부분인 순라행렬부분이다. 순라행렬이란 궁성문 주위를 순찰하던 병력 일부가 궁성문을 수위하고 있던 병력과의 교대의식을 위해 행진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서울광장에서 재현되는 순라행렬은 약 30여명의 수문군이 시청 앞 잔디 광장에서 집결하여 오른편의 덕수궁을 향해 걸어가는 과정이었다.
푸른색 복장을 입은 경비병들과 노란색 복장을 입은 취사척으로 구성된 수문군은 화려한 전통의상과 절도 있는 행동과 걸음걸이로 웅장하고 위엄 있는 수문군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특히 노란색 복장을 입어 눈길을 끄는 취사척들은 나발, 태평소, 나각, 징 등 전통악기를 통해 행진 중에 전통음악을 연주하여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화려한 볼거리 제공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볼거리로 영국 왕실의 근위병 교대의식이 있다. 격식을 중시하는 영국 왕실을 호위하는 근위병들이 펼치는 의식인 교대의식은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오는 관광 상품이기도 하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수문장교대의식은 서양의 의식과는 비교되는 또 다른 동양의 멋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재현행사인 것 같았다.

이에 대한 증거로 얼마 전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화행사로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이 뽑힌 것을 들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 사는 내가 보기에도 신기하고 멋있어 보이는 이 의식이 외국인의 인상에 깊게 남았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 세계화를 서구화란 말로 생각해 맹목적으로 서구를 모방하려 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 또한 그것이 경쟁력면에서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노력인 것이다. 그런면에서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왕궁 수문장교대의식은 성공적인 문화상품이었다.

어느 날 시청앞을 지날 일이 있다면 서울광장에서 왕궁을 수위하고 있을 수문군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다.


■ 서울광장 수문장교대의식

- 공연기간 : 2004년12월01일~2004년12월31일
- 공연시간 : 10:30~11:00,14:00~14:30, 15:00~15:30 (월요일은 잔디휴일)
- 관람료 : 무료
- 문의처 : 02-3707-9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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