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문화공간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11.25. 00:00
시민기자 명호숙 | |
내가 구민회관에 도착했을 때는 노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주부 12명이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얼마나 연습해야 그렇게 잘 칠 수 있어요?” 나는 쑥스러운 듯 웃음을 짓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손가락에 단단한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사실
나도 노원구 주민으로서 기타를 잘 치고 싶었다. 중계4동 기타교실 이외에도 요가, 영어교실, 생활원예, 재즈 댄스 등, 내가 그동안 관심을 갖고 있었을
뿐인 프로그램들이 동사무소별로 죽 나열되어 있었다. 우선 모든 대회란 게 다 그렇지만 그 열기가 대단했다. 앞서 행사를 시작할 때 노원 구청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게 생각났다. 물론 이 외에도 여러 말씀을 하셨지만, 이런 측면으로만 본다면 동사무소의 낡은 이미지를 탈바꿈하는데
이미 성공한 듯이 보였다. 1년 동안 배우고 익힌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다.
응원전을 펼치는 객석의 인원 구성도 다양했다. 거동이 조금 불편해도 꼭 보고 싶었다는 중계동 70대 할아버지, 구민회관 노래교실을 마치고 삼삼오오 무리지어 참석한 아주머니들, 딸의 손을 꼭 잡고 나란히 앉으신 상계9동 어르신과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를 마치고 온 공릉동 적십자 부녀회원 등. 각 동 경연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한마음이 되어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 날은 노원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인 포천시 포천동에서도 스포츠 댄스를 선보였다. 그래선지 무대에서
현란한 동작으로 스텝을 맞추는 포천동 주민들이 훨씬 정겹게 느껴졌다. 경연장을 나오니 벌써 날이 어둡다. 집으로 종종걸음 치는 사이, 내 머리 속이 바쁘게 움직인다. ‘우선 클래식 기타를 등록하고 요가도 한번 해볼까. 시간만 맞으면 둘 다 배웠으면... 내일 아침엔 해당 동사무소로 전화부터 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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