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들어서며 서울은 본격적으로 낙엽의 거리로 변모해 주말 나들이가 한층 운치있을
전망이다. 노란 은행잎이 쌓인 거리를 걷노라면 누구나 시인이라도 될 듯한 감상에 빠지게 되는데,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전시는 보는 이의 마음을 한결 풍요롭게 한다. 또 이들 전시는 한걸음만 나서면 닿을 수 있을만큼 서로 가까운 곳에 있어, 여러
군데를 둘러볼 수 있어 좋겠다.
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아름답다. 시립미술관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꼭 지나가야 하는 덕수궁
옆 정동길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곳. 서울 도심에서 미술관 옆 산책로로 이만한 길이 있을까 싶다. 지난 22일까지 개최된
샤갈전에는 50만 인파가 다녀가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는 28일부터 단풍이 물든 시립미술관 본관 옥외공간에서
‘미술관 가을 나들이’전이 한달간 열린다. 지난 5월 <미술관 ‘봄’ 나들이>展에 이어 야외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가 옛 민속놀이의 장소가 되었던 “마당”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미술관 문화가 대중화되었다고나 할까.
유영교, 유현미, 신한철 등 13인의 작가들이 37점의 작품을 출품하는 이번 전시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주말 오후시간에는 시민들이 참여살 수 있도록 작가들이 제공하는 이벤트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작가
윤규상의 라이팅 공방에서 고추잠자리(자석잠자리)를 직접 제작해서 관람객들에게 제공한다. 또 작가 신신은 최태훈의 작품과 자신의
작품인 ‘가을 나들이 전을 위해’ 앞에서 관람객들을 위해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 O.H.P 필름으로 출력해서 관람객이 작품에 붙이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또 저녁시간에는 4명의 영상작가로 구성된 영상프로젝트로 미술관 양측벽면을 스크린으로 이용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연출된다. 문의 : ☎ 02)2124-8800 홈페이지 www.seoulmoa.org
역사박물관 ∥ ‘ROMA-로마제국의
인간과 신’ |
로마의 인간과 신들의 정원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장엄하게 펼쳐진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20주년을
맞아 서울역사박물관은 다음달 14일까지 특별기획전 ‘ROMA-로마제국의 인간과 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과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것으로, 이탈리아 토스카나 박물관이 소장한 로마제국기의 공예품 중 가장 독특하고 아름답게 세공한 각종
보석류, 세공품 39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를 통해 세계를 지배했던 문명의 힘과 그 힘의 중심에서 함께 했던 로마인들의 다양한 공적, 사적인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데, 도자기, 항아리, 은그릇과 질그릇, 등잔, 거울, 머리핀, 목거리, 팔찌, 반지 등 각종 일상생활 도구와
당시 황제들의 모습과 후손이 새겨진 동전, 로마에서 가장 유명하였던 음각보석류 등이 전시된다. 공동주최 기관인 이탈리아
대사관의 협조로 박물관 입장료만으로 전시를 볼 수 있다. 문의 : ☎ 02)724-0114 홈페이지 http://roma.museum.seoul.kr/
경희궁 일대에서는 ‘마르코 폴로의 길을 걷다’ 사진전이 환경재단의 주최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속 사진작가 마이클 야마시타가 실크로드를 따라 찍은 다양한 사진작품들이 야외전시장에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월 20일에서 10월 7일까지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마르코 폴로 길을 걷다>사진전이 큰 호응을 얻자
서울역사박물관 옆 경희궁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가 이어지는 것.
전시는 작가 마이클 야마시타가 98년부터 3년동안 촬영한 작품들을 ‘베네치아에서 중국으로’, ‘중국
대륙의 한가운데서’, ‘중국에서 베네치아로 귀향길’ 3가지 테마로 나누어진다. 마르코 폴로의 출생지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부터 이라크와 이란의 산악지대와 사막을 지나, 중국에 이르는 대 광야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하지만 비단
아름다운 자연환경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진 속 10개국의 풍경에는 전쟁과 빈곤으로 인한 환경 파괴의 현장 등
삶의 고단함도 애잔하다. 10월 31일까지 24시간 무료로 전시된다. 문의 : 그린페스티벌 전시팀 ☎
02)725-3654 http://greenfestival.or.kr/
환기미술관 ∥ 김환기 30주기 기념전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 |
산, 강, 달 등 자연을 주 소재로 한국적 정서를 아름답게 조형화한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수화 김환기
선생의 작품세계를 돌이켜보는 기념전이 마련되었다. 김환기 사후 30주기를 기념하는 기획전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展이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펼쳐지는 것. 수화 김환기 선생님은 한국 추상미술의 제1세대로 불리우며, 한국적 서정주의를 바탕으로 한 고유의
예술 세계를 정립하여 한국을 비롯, 현대 미술의 중심지인 파리와 뉴욕으로까지 그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
이번 기념전은 1,2부로 나뉘는데, 11월 14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에서는 그간 감상의 기회가 귀했던
1950-1960년대 백자 항아리와 산월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조선백자인 달항아리를 소개한다. 또 11월 23일~12월
31일까지 열리는 2부 전시에서는 작가의 사진자료와 더불어 뉴욕 시대의 작품과 점화를 전시한다. 특히 60년대 후반 뉴욕시기 작품들은
점, 선, 면 등 순수한 조형적 요소로 보다 보편적이고 내밀한 서정의 세계를 심화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해준다.
문의 : ☎ 02)391-7701 http://www.whankimuseum.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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