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대한제국 황제의 은밀한 공간, 석조전
발행일 2020.10.26. 17:55
덕수궁 석조전은 1897년 대한제국 선포 후 영국인 건축가 하딩(J. R. Harding)의 설계로 1900년 착공되어 1910년에 준공됐다. 고종황제가 황궁의 정전으로 구상한 석조전은 편전(집무실)과 침전(침실)이 따로 있는 전통 궁궐과 달리 황제의 침실과 집무실(2층),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접견실(1층)이 한 건물에 있는 서양식 궁전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석조전은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긴 직후 준공되는 바람에 애초의 목적대로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했다. 외세의 침탈 속에 자주 근대국가를 염원했던 우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석조전은 대한제국의 시작과 끝, 꿈과 좌절을 함께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거의 방치되던 석조전은 1933년 일제의 덕수궁 공원화 계획에 따라 일본미술품을 전시하는 덕수궁미술관이 되었다. 일본미술품 전시에 대한 반발이 있자 일제는 1938년 나카무라 요시헤이의 설계로 서관을 짓고 창덕궁에 있는 이왕가박물관의 조선미술품을 옮겨 전시한다. 해방 후 한때 미소공동위원회의 회의장, UN 한국임시위원단 회의장, 국립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으로 사용되다가 2009년 ~ 2014년 대대적인 복원공사를 통해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으로 재탄생하였다. '대한제국 황제의 궁궐'전이 열리고 있는 대한제국 역사관에서는 대한제국의 생활사와 근대의 정치, 외교, 의례, 황실사를 엿볼 수 있다.
석조전은 자유관람이 가능한 지층과 달리 1,2층은 인터넷 사전예약제로 해설사 인솔 관람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해설사 없이 자유관람을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설명이 아쉬웠으나 보고 싶었던 공간을 직접 보고 당시를 간접 경험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석조전 전경. 좌측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며 우측의 소나무 뒤로 보이는 한옥은 준명당과 즉조당이다. ⓒ양인억

분수대 앞 등나무 쉼터를 통해 본 석조전. 삼각형 박공 지붕에 대한제국의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양인억

덕수궁 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바라본 석조전. 오후 9시까지 야간 관람이 가능한 덕수궁은 저녁 시간이 되면 조명이 켜진다 ⓒ양인억

정면 54m, 폭 31m의 장대한 3층 석조건물인 석조전. 그리스 신전처럼 정면에 열주가 확연히 드러나고 좌우가 정확히 대칭을 이루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축물이다 ⓒ양인억

석조전 서쪽 측면(폭 31m) 전경. 1층에 연결된 통로는 덕수궁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석조전 서관과 연결된 통로이다 ⓒ양인억

석조전은 높은 기단 위에 있기 때문에 지층부도 지상에 드러나 있다. 지층은 시종들의 대기 공간(사진상 우측)으로 좌측의 사각기둥들은 석조전 정면의 열주들을 받치고 있다. 원형의 열주 못지않게 사각기둥의 굴곡이 독특한 인상을 준다. ⓒ양인억

석조전과 덕수궁 미술관 (석조전 서관)을 연결하는 통로가 인상적이다 ⓒ양인억

액자 틀이 된 직사각형 연결 통로와 덕수궁 한옥 담장 사이의 느티나무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양인억

2020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특별전, ‘대한제국 황제의 궁궐’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석조전 1층을 관람하는 시민들 ⓒ양인억

1905년 경운궁 복원 공사가 진행될 때 고종황제가 쓴 ‘경운궁’ 현판. 덕수궁 이전의 이름인 경운궁은 1611년 10월 광해군이 ‘정릉동 행궁’으로 불리던 덕수궁에서 창덕궁으로 이어하면서 ‘나라 운을 기린다’라는 뜻으로 ‘경운'이라 붙인 이름에서 유래한다. ⓒ양인억

황제와 황후의 사적인 공간인 2층. 화려하지 않고 단아하면서 품위가 느껴지는 공간. 황금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이곳이 황제의 공간임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다. ⓒ양인억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의 중앙홀. 규칙적인 패턴을 형성한 나무 바닥이 매우 인상적이다 ⓒ양인억

황제의 침실. 석조전 준공 후 주인 없는 황제의 침실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강제 유학하게 된 영친왕이 어머니인 엄귀비의 장례식 때 일시 귀국하여 잠시 머물렀다고 한다. ⓒ양인억

황제의 서재. 황제의 침실과 마찬가지로 황제를 상징하는 황색 커튼이 설치되어 있고 황금색 이화 문장이 내벽 상단 곳곳에 있다 ⓒ양인억

황후의 거실. 황제의 서재보다 약간 좁다. 커튼 박스, 쿠션 등에 오얏꽃 문양이 보인다. ⓒ양인억

2층에 있는 화장실과 욕실. 황금색 다리를 가진 욕조가 눈길을 끈다 ⓒ양인억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실내 계단의 화려한 아르누보 난간 장식. 아르누보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성행했던 유럽 예술 사조로 프랑스어로 ‘새로운 미술’을 의미한다. 자연물, 특히 꽃이나 덩굴 식물에서 따온 장식적인 곡선을 특징으로 한다. ⓒ양인억

지층의 전시실은 상시 자유관람이 가능하며,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인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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