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영화 ‘암살’의 그곳, 백인제 가옥

시민기자 양인억

발행일 2020.10.22. 17:58

수정일 2020.10.22. 17:58

조회 1,081

영화 ‘암살’에서 친일파 강인국(이경영 분)의 집으로 사용된 으리으리한 곳은 백인제 가옥이다. 이완용의 외조카이자 일제강점기 친일 실업가 한상룡이 건립한 집이다. 가회동 백인제 가옥은 1977년 건축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됐다. 대지가 북촌 능선 끝자락에 위치해 건립 당시, 경성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준공 후 조선총독부 관료와 기업가들을 초청해 연회를 베풀었던 한상룡은 일본화된 자신을 가옥에 가미한 일본식 건축 요소로 드러냈다. 사랑채는 일본식 장마루로 마감하고 안채와 연결된 일본식 복도 및 2 치해  . 거, ‘암살’에서 친일파의 집으로 촬영된 것은 적절해 보인다.

1944년, 3번째 소유주가 된 백인제는 1919년 3.1운동 당시 경성의학전문학교 학생대표로 3.1운동에 참여, 일제에 의해 10개월간의 옥고를 치른 애국지사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외과 의사인 백인제는 한국전쟁 중인 19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당시 북한에 납북되었으나, 백인제 가옥에는 부인 최경진과 자녀들이 계속 거주했다. 2009년 서울시가 매입한 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운영·관리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북촌 한옥의 대표적인 백인제 가옥은 근대 한옥 양식의 특징도 잘 보존하고 있다. 중부지방의 한옥 배치를 기본으로 서양과 일본의 건축 요소를 받아들인 집이다. 주요 건축 구조재로 압록강에 자생하는 만주 흑송을, 외벽에는 붉은 벽돌을, 그리고 창호는 한지 대신 값비싼 유리를 많이 사용했다.

행랑채에는 백인제 가옥에 대한 소개 자료가 전시 및 상영되고 있다. 한옥마을 북촌답게 행랑채 창을 통해 보이는 한옥 지붕이 고풍스럽다
행랑채에는 백인제 가옥에 대한 소개 자료가 전시 및 상영되고 있다. 한옥마을 북촌답게 행랑채 창을 통해 보이는 한옥 지붕이 고풍스럽다 ⓒ양인억

남성의 공간인 사랑채로 들어가는 일각문
남성의 공간인 사랑채로 들어가는 일각문 ⓒ양인억

전체 건물 구조에서 동쪽으로 돌출된 사랑채. 사랑채의 넓은 마당과 정원에서 연회가 열렸다고 한다
전체 건물 구조에서 동쪽으로 돌출된 사랑채. 사랑채의 넓은 마당과 정원에서 연회가 열렸다고 한다 ⓒ양인억

유리를 사용한 창호에 사랑채 정원의 나무들이 비치고 있다. 지붕에는 일제강점기 초대 총독 데라우치가 건축주 한상룡에게 내려준 삼파문 장식이 보인다
유리를 사용한 창호에 사랑채 정원의 나무들이 비치고 있다. 지붕에는 일제강점기 초대 총독 데라우치가 건축주 한상룡에게 내려준 삼파문 장식이 보인다 ⓒ양인억

일본식 장마루가 사용된 사랑채 대청마루. 백인제 가옥은 기둥 높이가 3.1m로 일반적인 높이(약 2.5m)보다 높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방문을 걸고 모든 문을 열면 통풍이 매우 좋다고 한다
일본식 장마루가 사용된 사랑채 대청마루. 백인제 가옥은 기둥 높이가 3.1m로 일반적인 높이(약 2.5m)보다 높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방문을 걸고 모든 문을 열면 통풍이 매우 좋다고 한다 ⓒ양인억

사랑채와 안채를 연결해 주는 복도에도 일본식 장마루가 깔려 있다
사랑채와 안채를 연결해 주는 복도에도 일본식 장마루가 깔려 있다 ⓒ양인억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간채. 중문 좌·우측에도 방을 두었기 때문에 중문이 깊게 보인다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간채. 중문 좌·우측에도 방을 두었기 때문에 중문이 깊게 보인다 ⓒ양인억

안채 마당에서 전통음악 녹음이 한창이다. 우측 상단 지붕 위로 솟은 2층이 다다미 방으로 조성된 곳이다
안채 마당에서 전통음악 녹음이 한창이다. 우측 상단 지붕 위로 솟은 2층이 다다미 방으로 조성된 곳이다 ⓒ양인억

아름다운 꽃담 장식이 여성의 공간임을 말해 주고 있는 안채
아름다운 꽃담 장식이 여성의 공간임을 말해 주고 있는 안채 ⓒ양인억

안채 대청마루와 연결된 뒤뜰 툇마루 앞에 놓여 있는 디딤돌. 그 위에 크고 작은 고무신이 정겹다
안채 대청마루와 연결된 뒤뜰 툇마루 앞에 놓여 있는 디딤돌. 그 위에 크고 작은 고무신이 정겹다 ⓒ양인억

안채에 있는 부엌. 20세기 초 손꼽는 부호의 근대식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흙바닥에서 장작을 때는 아궁이와 가마솥이 당시 시대상을 보여 주고 있다
안채에 있는 부엌. 20세기 초 손꼽는 부호의 근대식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흙바닥에서 장작을 때는 아궁이와 가마솥이 당시 시대상을 보여 주고 있다 ⓒ양인억

안채(우측)와 별채(좌측) 사이로 뒤뜰에 있는 장독대가 보인다. 사무공간으로 사용되는 별채 뒤로 별당채에 이르는 아담한 문이 보인다
안채(우측)와 별채(좌측) 사이로 뒤뜰에 있는 장독대가 보인다. 사무공간으로 사용되는 별채 뒤로 별당채에 이르는 아담한 문이 보인다 ⓒ양인억

별당채는 높은 대지에 건립된 백인제 가옥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별당채는 휴식을 위한 개인 공간으로 2칸의 온돌방과 누마루로 되어 있다
별당채는 높은 대지에 건립된 백인제 가옥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별당채는 휴식을 위한 개인 공간으로 2칸의 온돌방과 누마루로 되어 있다 ⓒ양인억

후원에서 접근할 수도 있는 별당채의 누마루 전경
후원에서 접근할 수도 있는 별당채의 누마루 전경 ⓒ양인억

별당채 누마루는 우측에 있는 온돌방보다도 조금 더 높다. 일본식 장마루 대신 전통 우물마루로 되어 있으며 유리 창호를 통해 보이는 단풍나무가 멋지다. 건립 당시 고층 건물이 없는 경성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 공간이기도 하다
별당채 누마루는 우측에 있는 온돌방보다도 조금 더 높다. 일본식 장마루 대신 전통 우물마루로 되어 있으며 유리 창호를 통해 보이는 단풍나무가 멋지다. 건립 당시 고층 건물이 없는 경성 시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 공간이기도 하다 ⓒ양인억

별당채 구역은 낮은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후원의 나무 사이로 안채의 한옥 지붕이 살짝 보인다
별당채 구역은 낮은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후원의 나무 사이로 안채의 한옥 지붕이 살짝 보인다 ⓒ양인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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