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근대 건축의 자취를 찾아서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0.05.22. 15:30

수정일 2020.06.02. 16:32

조회 415

시인 이상(1910~1937)이 당시 건축가의 엘리트 코스였던 조선총독부 건축기수로 일했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져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미 학교 선배 한 명이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는데, 그가 바로 최초의 한국인 근대건축가 박길룡(1898~1943)이다. 종각역에 위치한 지금의 종로타워가 세워지기 전 그곳에 있었던 화신백화점(1937년 준공)을 설계한 사람이다. 한국인 최초로 건축사무소를 설립하고 최초의 건축잡지를 발행하는 등 한국 근대건축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당시 서울의 최고 명물이었다는 화신백화점을 볼 수는 없지만,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의 한편에는 박길룡의 작품이 남아 있다. 구 서울대학교 본관으로 불리는 건물이다. 원래 1931년에 지어진 옛 경성제국대학의 본관이었던 곳으로, 광복 후부터 1972년까지 서울대학교 본관으로 사용되었다. 근처에 있는 구 대한의원 본관 등 이전 세대 건축물이 외관에 다양한 장식적 요소를 부과하고 있음에 비해, 이 건물은 장식없는 외관과 평지붕 등, 합리적인 공간 구성을 중시하던 모더니스트 박길룡의 특징이 드러나 있다. 

경복궁 옆 소격동으로 옮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아보자. 여기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 역시 박길룡의 작품이다. 1933년에 공사를 마친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병원이었던 곳이다. 해방 후에는 서울대 의대 제2부속병원이 되었다가 이후 국군서울지구병원과 기무사가 자리를 잡았었다. 장식적인 외형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병원 건축물로서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덕에 어찌보면 평범한 사무실 빌딩으로 보일 정도다. 지금은 신축한 건물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며 소격동의 명소가 되었으니 보존과 개발의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구 서울대학교 본관 건물의 정면 모습. 권위와 부드러움이 함께 느껴진다
구 서울대학교 본관 건물의 정면 모습. 권위와 부드러움이 함께 느껴진다 ⓒ이정규

곡면에서 다시 평면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아한 느낌이 묻어난다
곡면에서 다시 평면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아한 느낌이 묻어난다 ⓒ이정규

멀리서 본 측면의 모습. 반원형의 아치와 직선이 어울려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멀리서 본 측면의 모습. 반원형의 아치와 직선이 어울려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정규

구 서울대학교 본관의 후면 모습
구 서울대학교 본관의 후면 모습 ⓒ이정규

별다른 장식 없는 건물 외관에 달려 있는 램프가 눈에 띈다
별다른 장식 없는 건물 외관에 달려 있는 램프가 눈에 띈다 ⓒ이정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모습.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눈길을 끄는 매력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모습.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이지만 눈길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이정규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 애초에 경성의전 부속병원으로 건립되었다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 애초에 경성의전 부속병원으로 건립되었다 ⓒ이정규

신구 건축물의 조화가 인상적인 풍경이다
신구 건축물의 조화가 인상적인 풍경이다 ⓒ이정규

미술관 안과 밖의 모습. 기존 건축물과 신축 건물의 유기적 결합이 돋보인다
미술관 안과 밖의 모습. 기존 건축물과 신축 건물의 유기적 결합이 돋보인다 ⓒ이정규

■ 구 서울대학교 본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3 (동숭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가의 집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소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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