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와 함께, 홍제천 명화 산책길
발행일 2020.03.25. 13:52
어느덧 봄의 기운이 진해지고 있다. 노란 개나리와 산수유가 봄을 제일 먼저 알린다. 매화와 목련이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가급적 불필요한 외출과 밀집되고 사람이 많은 공간을 피하고 있다. 마스크 구매, 마트 등 필요한 순간에만 나가게 된다.
그날따라 유독 봄 햇살과 마주하고 싶은 날이었다. 조심스레 마스크를 쓰고 집 주위에 있는 홍제천으로 향했다. 평소 종종 걷는 곳이지만, 오랜만에 홍제천을 걸으니 안 보이던 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홍제천에 봄이 오고 있어요 ⓒ신예은
홍제천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에 걸쳐 흐르는 지방 2급 하천이다. 특히 서대문구에서는 14개 동 중 7개 동을 통과하며 흐르기 때문에 서대문구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하천이다. 11.96km의 하천 길이를 가진 홍제천은 종로구 홍지동, 서대문구 홍은동 등을 거쳐 한강 하류로 흘러든다. 곳곳에 '한강까지 ~k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도 눈에 띈다. 홍제천은 1974년 지방 2급 하천으로 지정되었으며, 1999년 2월 18.94km에 달하는 유역의 하천 개수가 완료되었다. 홍제천 일부 구간 위에는 내부순환로가 설치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다소 시야가 답답해 보이긴 해도, 여름에는 그늘이 되어주는 역할을 한다.
홍제천 산책 중 명화를 만날 수 있다 ⓒ신예은
필자의 어린 시절에 비해, 홍제천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다. 바싹 말랐던 홍제천에는 어느새 지하수가 들어왔고, 인프라도 상당히 개선되었다. 특히 산책 중 곳곳에 눈을 즐겁게 해주는 명화가 붙어있다는 것도 포인트. 홍제천에는 '산책 미술관'을 콘셉트로 곳곳에 명화가 설치되어 있다. 산책하면서 보는 명화들은 홍제천 산책의 즐거움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풍경화, 명화 등 다양한 작품과 함께 작품 설명 안내판도 도중 찾아볼 수 있다.
봄 느낌이 올라오고 있는 홍제천 모습 ⓒ신예은
안산 초록숲길과 연결된 홍제천 ⓒ신예은
봄에 가까워지고 있는 홍제천은 여러모로 재미있는 곳이다. 홍제천은 단순히 홍제천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홍제천 중간에는 서울시 테마산책길 중 하나인 '안산 초록숲길'과 연결된다.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이자 등산로로 이용된다. 메타세퀘이아 숲, 더 나아가 무악봉수대 등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어 생동감 넘친다.
홍제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코너 ⓒ신예은
홍제천 중 서대문구청 부근에서는 홍제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코너와 쉼터가 있다. 지방하천으로 지정된 지 약 4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시간을 거슬러 오래전 역사 속에서 홍제천은 어땠을까? 조선시대에는 홍제천 연안에 중국의 사신 및 관리가 묵어가던 홍제원이 있었는데, 때문에 이곳이 홍제천(弘濟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홍제원천(弘濟院川) 또한 홍제천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서대문구에서는 공유지를 자원해 관리하는 봉사자들인 '홍제천 아름지기'와 함께 도시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이는 주민 참여를 높여, 주민들이 직접 하천의 주인으로서 함께 가꾸어 나아가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코너에는 홍제천의 역사와 함께, 서대문구의 명소, 맛집 등도 소개돼 있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홍제천 보행로를 따라 걷고 있으려니 봄기운이 절로 느껴진다 ⓒ신예은
어느덧 홍제동, 홍은동을 지나 연희동까지 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간 거리를 띄어 걷는 건 규칙 중 규칙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뚜벅뚜벅 걷는 주민들의 표정에 활기가 넘친다. 코로나19로 인해 평년보다 무거운 봄이지만, 주위에 돋는 새싹, 꽃들을 보니 나의 마음도 피어나는 것 같다.
새로 탄생한 열린홍제천길 ⓒ신예은
홍제천은 여러 구간 내 정비를 계속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구간인 '열린홍제천길'이다. 열린홍제천길은 50년 만에 이어진 길로 2019년 3월 재탄생하였다. 홍제천의 복개 구간(홍제견인차량보관소~유진상가~홍제교 부근)은 여러 주민들에게 아쉬움을 줬다.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 구간을 '잇다', '흐르다', '걷다'의 세 가지 키워드를 담아, 열린홍제천길이 재탄생되었다. 열린홍제천길 역시 홍제천의 역사와 공사 과정, 주민들의 삶, 문화 등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이 구간은 서울시가 주관하는 '2019 서울은 미술관' 공모사업에 선정돼, 공공미술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2020년, 공공예술이 더해져 활력 있는 홍제천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활력의 홍제천'을 위해 예술과 함께 역사, 문화 등의 홍제천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열린홍제천길을 통해 주위 명소를 편리하게 오고 가고 할 수 있다 ⓒ신예은
열린홍제천길 곳곳에, 출입구를 설치해놓아 홍제동의 여러 공간을 비교적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인왕시장, 유진상가, 공유캠퍼스(무중력지대, 50플러스센터 등)와도 바로 연결돼 앞으로도 홍제천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에 제약이 생긴 요즘이지만 면역력 증대와 규칙적인 운동은 필요하다. 혼자 걷기 좋고 비교적 한가하며, 자연환경이 어우러지는 곳을 찾고 있다면 홍제천을 추천한다. 깔끔하게 조성된 산책로, 곳곳에 붙어있는 명화, 다른 명소와의 우수한 연결성 등은 뭉쳐있던 마음 한구석을 뚫어줄 것이다.
홍제천 구간 지도 ⓒ서대문구청
■ 홍제천
○ 소개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대문구, 종로구 일부를 흐르다가 한강의 하류로 흘러드는 지방하천
○ 홈페이지 : http://www.sdm.go.kr/hongje/index.do
○ 시설 및 기타 정보 : 산책로, 자전거도로, 물레방아, 인공폭포, 음악 분수, 징검다리 등이 조성되어 있음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