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봄 입맛! 클린시장에서 찾았어요~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0.03.19. 16:29

수정일 2020.03.19. 16:29

조회 209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 입구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 입구 ⓒ이봉덕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삼가고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고 우울하다. 이런 때일수록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봄볕이 화사한 주말 오후 오랜만에 장을 보러 나갔다. 인적이 드문 경춘선 숲길을 걸어 공릉동 도깨비시장을 찾았다. 사방이 막힌 마트보다는 사방팔방이 트인 재래시장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장바구니를 들고 마스크를 끼고 재래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도 챙겼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인적은 뜸했지만 활기차고 정겨운 분위기는 여전했다. 시장 입구에 걸린 '우리시장은 철저한 방역 소독으로 안심하고 찾는 클린시장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야채 가게에 진열된 봄 향기 가득한 쪽파 더미 ⓒ이봉덕

야채 가게에 들어서니 바야흐로 봄이다. 긴 겨울 동안 땅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고개를 내놓는 봄나물이다. 시장에 싱싱한 파가 가득 나와 있다.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발효 음식 중에서 약성(藥性)이 가장 뛰어난 것 중에 하나가 쪽파로 담근 파김치다. 특히 쪽파에 생강, 마늘, 가을 새우젓 등을 넣어 김치로 담가 푹 익히면 쪽파로만 담근 것보다 약성이 수백 배나 더 높아진다고 한다. 

봄볕을 듬뿍 받고 자란 달래, 쑥, 머위, 돌나물, 민들레, 섬쑥부쟁이, 도라지, 돌미나리 등 들나물과 냉이, 시금치, 봄동 등 신선한 봄철 채소가 가득하다. 봄나물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비타민, 미네랄, 칼륨, 섬유질이 더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피로 해소와 체력 개선에 좋다는 쑥 내음이 향기롭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던 쑥국 생각이 간절하다. 오늘은 가족들의 봄철 입맛을 깨우는 향긋한 쑥국과 달래 무침을 식탁에 올려보련다.

알록달록 신선한 제철 과일로 가득한 과일 가게
알록달록 신선한 제철 과일로 가득한 과일 가게 ⓒ이봉덕

과일 가게에는 신선한 제철 과일로 가득하다. 예쁜 놈이 맛도 좋다고 하니 반듯하고 잘 생긴 놈으로 골라야겠다. 모든 과일이 그렇듯 꼭지가 덜 마른 것이 싱싱한다. 요즘은 사시사철 신선한 과일을 먹을 수 있으나 그래도 모든 과일은 제철에 가장 맛있는 법이다. 초봄에 먹기 좋은 과일로는 딸기, 방울토마토, 오렌지이다. 봄 과일의 ‘여왕’ 딸기는 봄의 복병 ‘춘곤증’을 퇴치하는 데 좋은 과일이다. 토마토는 비타민A, B1, B2, C 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요즘 제철 감귤로는 제주 ‘한라봉’을 꼽을 수 있다. 제주의 특산물인 한라봉은 당도가 높고 독특한 향이 좋다. 예쁘고 잘생긴 과일들로 골라 장바구니를 채웠다.

빨주노초파남보 각양각색 반찬들
빨주노초파남보 각양각색 반찬들 ⓒ이봉덕

반찬 가게에 왔다. 벌써 군침이 돈다. 시금치나물, 취나물, 참나물, 파래무침, 도라지나물, 감자조림, 연근조림, 버섯볶음, 빨주노초파남보 각양각색이다. 식품 전문가 지인이 말하기를 식품은 다양한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어서 색깔별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몸에 좋다고 한다. 고추장과 참기름, 그리고 삼색 나물을 넣어서 고소하고 매콤한 비빔밥을 만들면 봄철 식욕이 절로 생길 것 같다.

봄 입맛을 잡아줄 젓갈
봄 입맛을 잡아줄 젓갈 ⓒ이봉덕

도깨비시장에는 오랜 시간 우리 한국인의 대표 밥도둑으로 불려 온 젓갈도 즐비하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전통의 발효 식품이다. 피로 해소에 좋은 오징어젓, 뼈 건강과 빈혈 예방에 효과적인 창난젓, 시력 보호와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명란젓, 소화 기능에 좋다는 새우젓, 단백질과 칼슘, 무기질이 풍부한 멸치젓, 콜레스테롤과 혈압 저하, 빈혈 예방에 좋은 굴젓, 성장 발육과 소화를 돕는 조기젓이 골고루 진열되어 있다. 오랜 기간 밥상에서 사랑을 받았지만 소금에 절인 식품인 젓갈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과한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어머니에게 8가지 이상의 젓갈을 항상 담가 두라고 말씀하셨던 아버지 생각이 난다.

푸른 바다 냄새가 가득한 생선 가게
푸른 바다 냄새가 가득한 생선 가게 ⓒ이봉덕

생선 가게에 들어오니 비릿한 바다 냄새가 가득하다. 푸른 바다를 등에 담은 등 푸른 생선 고등어, 삼치를 비롯하여 갈치, 아귀, 조기, 새우 등이 있다. 인류의 동물성 단백질 공급을 책임지는 식재료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단백질 섭취량 중 70% 이상이 생선에서 섭취된다. 생선류를 많이 섭취하는 나라는 섬나라인 영국과 일본이 유명하지만, 2017년 1인당 생선 섭취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바로 한국이라고 한다. 등 푸른 생선은 다양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비타민A는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준다고 한다. 나의 주특기인 고등어 무 조림으로 가족들의 면역력도 챙기고 요리 실력도 발휘해보련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정육점
태극기가 펄럭이는 정육점 ⓒ이봉덕

돼지고기는 삼겹살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부위가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돼지고기 등 육류 단백질은 ‘완전 단백’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 8종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육점 주인에게 물어보니 가게 앞 펄럭이는 태극기는 한국산 고기만 판매한다는 표시 깃발이라고 한다. 매콤한 제육볶음을 만들어 풋고추, 생마늘과 함께 상추에 싸서 먹을 상상을 하니 벌써 즐겁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모양의 맛있는 떡
다양하고 다채로운 모양의 맛있는 떡 ⓒ이봉덕

참새가 떡 방앗간 못 지나간다더니 오늘도 맛있는 떡집에 들렀다. 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찐 떡, 친 떡, 지진 떡, 삶은 떡 등으로 크게 나뉜다. 이들 중 찐 떡은 쌀이나 찹쌀을 물에 담갔다가 가루로 만들어 시루에 안친 후 김을 올려 익히는 떡으로 일명 ‘시루떡’이라고 한다. 시루떡이 우리나라 떡의 기본형이다. 떡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찐 떡은, 그 종류만 해도 100여 종에 이르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팥고물 시루떡, 콩 시루떡, 백설기, 송편, 두텁떡, 증편, 약식 등이 있다. 평소 즐겨 먹는 콩시루 떡과 증편을 구입했다.

 요즘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운 김부각
요즘 대중들의 관심이 뜨거운 김부각 ⓒ이봉덕

김부각은 명절을 앞두고 주로 만들어 먹던 명절 음식이었다. 제사상에도 올리고 어른들의 술안주와 아이들의 주전부리로 인기가 높다. 스낵처럼 만든 김부각도 있다. 찹쌀 풀을 발라 김부각을 만들면 하루 온종일 말려야 한다. 시장에서 간편하게 김부각을 파는 것을 보니 무척 반갑다. 최근 모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간편하고 빠른 김부각 조리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각종 요리 도구를 파는 가게
각종 요리 도구를 파는 가게 ⓒ이봉덕

정겨운 전통 가마솥, 돌솥, 삼겹살 구이 판 등이 보인다. 옛날 시골집 부엌에서 사용했던 군 불을 때어서 밥을 지었던 그 가마솥이다. 햇살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맛이 생각난다.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겹살 구이 판은 기름이 잘 빠지고 눌어붙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가 물러가면, 아르바이트 일자리까지 잃어 힘겹게 견뎌내고 있는 조카들을 불러 좋아하는 삼겹살 파티를 한 번 열어야겠다.

공릉동 도깨비시장은 철저한 방역 소독으로 안심하고 찾는 클린시장이다
공릉동 도깨비시장은 철저한 방역 소독으로 안심하고 찾는 클린시장이다 ⓒ이봉덕

평소와는 다르게 신속하게 장을 보고 빠져나왔다. 장바구니가 풍성해 모처럼 마음에 활기가 돈다. 재래시장에서 상인들의 봄철 입맛과 함께 마음속 정까지 듬뿍 담아왔다. 따사로운 봄 볕을 듬뿍 받은 영양 만점의 풍성한 식탁이 기대된다. 

■ 공릉동 도깨비시장
○ 위치: 서울 노원구 동일로180길 37
○ 문의: 02-976-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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