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유라시아 횡단의 꿈

시민기자 김병혁

발행일 2020.03.10. 15:57

수정일 2020.03.10. 15:57

조회 573

서울역은 우리나라 철도의 심장부다.
서울역이 개통된 지 벌써 120년이 지났다. 1900년 7월 8일 개통된 서울역은 처음에는 ‘경성역’으로 불리다가, 1905년 ‘남대문역’, 1923년에는 다시 ‘경성역’으로 바뀌었다. 1925년에는 옛 서울역 역사가 준공되었고, 1946년 11월부터 지금의 ‘서울역’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서울역 내부에서 바라본 서울역 간판
서울역 내부에서 바라본 서울역 간판 ⓒ김병혁

1900년, 서울역 개통 ⋯2004년 KTX로 도약
1900년 개통 당시에는 서울역은 경부선 기점이었다. 그 뒤 호남선, 경의선, 경원선 등 철길이 열리고 수도 서울의 관문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남북분단 때문에 경의선과 경원선은 단절되어 더 이상 평양과 중국, 시베리아를 열차를 타고 가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서울역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일자리를 찾아서 올라오는 사람들, 서울로 진학하러 올라오는 학생들로 북적이면서 성장했다.
2004년 4월, KTX가 첫 개통하면서 또 다른 도약을 했다. 기존 서울역사(사적 제 284호)는 박물관으로 활용되었고, 신축 서울역사가 웅대한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서울역은 현재 하루 평균 9만여 명이 이용하는 세계적인 역으로 거듭났다.

서울역에 대기 중인 기차들
서울역에 대기 중인 기차들 ⓒ김병혁

‘쿼드 역세권’ 지하철 환승의 메카
서울역은 지방과 서울을 연결하는 관문이자 지하철 환승의 메카이다.
1974년 8월 개통한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서 4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등 4개 노선이 오고 가는 ‘쿼드(4개의) 역세권’이다. 인천, 수원, 의정부 등 수도권 각 도시와 강남, 강북, 김포공항, 인천공항으로 연결되어있다.

기차 안에서 바라 본 남산타워, 유라시아횡단 다니면 방문객들이 서울역에 들어서기 전 만날 풍경이다
기차 안에서 바라 본 남산타워, 유라시아횡단 다니면 방문객들이 서울역에 들어서기 전 만날 풍경이다 ⓒ김병혁

기자 역시 서울 도심지로 이동할 때 서울역에서 환승을 한다. 남산에 갈 때는 항상 서울역에서 내려서 소월로를 통해 걸어서 올라간다. 확 트인 남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 좋다. 광화문이나 남대문, 종로에 갈 때도 종종 서울역에서 내려서 걸어가기도 한다. 특히 서울역에서 남대문을 지나 광화문으로 가는 길은, 맑은 날에는 북악산을 바라볼 수 있어 상쾌하고 비 오는 날에는 빗소리에 운치가 있다.

서울역 3~4번 승강장, 철도기점 표기석

서울역 플랫폼 3,4번 중간에 있는 한국철도 기점은 철도 거리기준이다
서울역 플랫폼 3,4번 중간에 있는 한국철도 기점은 철도 거리기준이다 ⓒ김병혁

서울역에는 우리나라 ‘철도기점’ 표지석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역을 이용하고 있지만 철도기점 표지석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얼마 전 기차를 타고 출장 갔다가 서울역에 내려서 승강장을 걸어오다가 우연히 ‘철도기점’ 표지판을 만났다. 서울역에는 12개 승강장이 있는데, 철도기점 표지석은 승강장 3번/4번 중간에 있다. 즉, 3번~4번 승강장을 이용해야만 볼 수 있다.
철도기점은 전국 철도의 기준이 되는 곳이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사방팔방 기찻길이 뻗어있다. 철도기점 표지판에는 아래와 같이 8개 도시방향과 거리가 적혀있다. 동쪽 -  강릉 223.2 km, 동남 -  대전 159.8 km, 남쪽 - 부산 417.4 km, 남서 - 목포 373.9 km, 서쪽 - 인천 38.7 km, 서북 - 평양 260.7 km, 북쪽 - 신의주  496.0 km, 북동 - 나진 943.8 km 등이다.

서울역에서 강릉, 대전, 부산, 목포, 인천, 평양, 신의주, 나진까지 철도 거리가 표시돼 있다
 서울역에서 강릉, 대전, 부산, 목포, 인천, 평양, 신의주, 나진까지 철도 거리가 표시돼 있다 ⓒ김병혁

표지판을 보면서 눈에 들어오는 몇 개의 도시가 있었다. 부산보다 가까운 평양, 부산보다 조금 더 먼 신의주, 평양과 신의주는 서울에서 꽤 가까운 도시구나 생각이 들었다. 언제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평양과 신의주를 갈 수 있을까?

서울역이 유라시아 횡단열차 기점이 될 그날을 기다리며
2018년 판문점과 평양에서는 3차례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또한 2018년 싱가폴, 2019년 하노이 등지에서 2차례 북미 정상회담도 진행되었다. 회담이 진척되면서 남북철도도 곧 연결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다. 한국전쟁 이후로 단절되었던 경의선, 경원선이 다시 재개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었다. 하노이 회담 이후 남북과 북미 간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져있어 안타깝다. 하지만 언젠가는 남북철도가 연결되리라 확신한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서울역은 유라시아횡단열차의 출발역이 된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서울역은 유라시아횡단열차의 출발역이 된다 (이미지 출처 : 현대상선)

경의선, 경원선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서울역은 유라시아 횡단열차가 출발역이 된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유라시아횡단 기차를 타면 평양과 신의주를 지나 북경, 몽골, 시베리아를 거쳐 모스크바, 베를린, 파리를 지나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인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갈 수 있다. 반대로 유럽, 러시아, 중국 관광객이 유라시아 횡단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서, 지하철로 환승해 종로와 강남으로 여행을 갈 것이다.

그날이 오면 서울역은 명실상부한 유라시아 철도 중심이 된다. 그때는 서울역에 ‘한국철도 기점’뿐만 아니라 ‘유라시아철도 기점’ 표지석이 세워 질 것이다.
"서울역아, 우리 그날을 기다려보자. 네가 유라시아 철도의 중심이 되는 그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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