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느끼는 숭고함
발행일 2020.01.21. 20:14
조선시대 서소문 밖 사거리는 참형이 집행되던 장소였다. 특히 신유박해를 비롯하여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순교를 한 곳이다. 한국 천주교의 성지로 인식되는 이곳이 최근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하였다. 더불어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건축물이라 종교적 의미를 떠나 미학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쌀쌀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도착해 보니, 지상은 역사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지하1층부터 지하4층에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위치해 있었다. 역사공원으로 들어서면 순교자 헌양탑이 방문자를 맞는다.
서소문역사공원에 위치해 있는 순교자 헌양탑 ⓒ이정규
헌양탑 주변에는 참형을 집행하던 망나니가 칼을 씻었다고 전해지는 뚜께우물이 있어 순교지로서의 분위기가 사뭇 느껴진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으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에는 칼 형상의 십자가를 볼 수 있다. 돋을새김으로 표시된 숫자는 각각 신유박해(1801년),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를 나타낸다.
역사박물관 계단 입구에 있는 칼 형상의 십자가 ⓒ이정규
지상의 역사공원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방법은 계단 외에 경사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경사로 입구의 벽면에는 '서소문'의 초성을 이용한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다.
역사박물관의 경사로 입구에 설치된 상징물 ⓒ이정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 들어서면 건축학적 아름다움에 우선 깊은 인상을 받는다. 화려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절제되고 정제된 직선과 곡선에서 묻어나는 미학적 분위기에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든다.
역사박물관의 로비에서 바라본 모습 ⓒ이정규
박물관의 정제된 건축미는 건축물이 위치한 순교성지의 의미와 맞물려 숭고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직선과 원, 빈 공간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숭고한 분위기 ⓒ이정규
지하 3층에는 콘솔레이션 홀(Consolation Hall)이 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위로와 위안,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닌가 싶다. 홀 중앙에는 기해박해와 병인박해에서 순교하신 다섯 분의 성인 유해가 봉안되어 있다.
콘솔레이션 홀의 모습 ⓒ이정규
'천주교 서울순례길'에 포함되어 있는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는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가 열리는 '성 정하상 기념경당'이 있다. 월요일 휴관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미사가 열린다고 한다.
성 정하상 기념경당의 모습 ⓒ이정규
상설전시관에는 조선시대 서소문 밖의 문화와 관련된 각종 자료, 천주교 박해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상설전시관의 모습 ⓒ이정규
콘솔레이션 홀 앞쪽은 하늘광장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 하늘광장에 들어서면 3면의 거대한 붉은 수직벽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반면에 윗면은 뚫려 있어 창대한 하늘을 볼 수 있는데, 어쩌면 인간 존재의 한계와 그에 대비되는 신적 존재의 무한함을 표현하는 공간이 아닐까 한다.
하늘광장, 설치작품 '서 있는 사람들' ⓒ이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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