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사진의 역사를 엿보다...서울사진축제
발행일 2019.11.04. 16:59
지갑에 가족사진을 넣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스마트폰에 차고 넘치는 사진이 있어도 지갑 안의 오래된 종이사진이 주는 감촉은 아련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추억이나 그리움을 담은 사진 한 장이 저마다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박은영
시대에 따라 변하는 사진은 그 기술에 의해 달라진 모습으로 기록된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그리고 모바일로 달라지는 그 다채로운 사진의 사회적 환경과 역사를 기록한 전시가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서울 중계동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진행하는 2019 서울사진축제 ‘오픈 유어 스토리지: 역사, 순환, 담론’이 그것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2022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개관을 앞두고 있는 가칭 ‘서울시립 사진미술관’과 멀지 않은 곳으로, 올해로 열 번째의 서울사진축제를 개최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2019 서울사진축제 '오픈유어 스토리지' 전시장 입구 ⓒ박은영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사진을 전면에 내세우는 국내 최초 공공미술관으로 앞으로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9 서울사진축제는 사진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시대별 사진의 역사와 기록을 통해 한국 사진사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전시회를 진행한다.
지선버스 1137번을 타고 북서울미술관 앞에서 내렸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하계역 1번 출구에서 내려 도보로 7분가량을 걸어도 된다. 걷는 길에 중계근린공원이 있어 산책하듯 걷기에 좋다.
'러브 유어셀프'란 주제로 열리는 전시장 내부 모습 ⓒ박은영
이번 전시는 두 개의 전시와 한 개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졌다. 1950년대 명동의 풍경과 더불어 한국 사진사를 기록하는 ‘역사’, 동시대 사진 행위와 생산물을 전시하는 ‘순환’, 그리고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진 그룹의 생생한 토론 현장을 조명하는 ‘담론’(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 1, 2에서는 ‘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라는 주제로 한국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됐지만, 어느 곳보다도 빨리 복구, 재건된 명동을 축으로 문화예술인과 사진가들의 행적을 기록한다. 무엇보다 일제가 만들어 놓은 사진제도의 틀을 깨고 새로운 형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이라는 주제의 전시실 ⓒ박은영
전시실 1에서 ‘러브 유어셀프’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는 가장 친근감이 있는 사진들을 볼 수 있는 장으로 동시대 사진 행위들에 대해 살펴본다. 디지털과 모바일 환경에서 현대인들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진에 대해 생각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재의 매체와 플랫폼 오프라인에까지 미치는 영향력을 살펴본다. 아이돌의 대형사진을 볼 수도 있다. 지하철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돌 사진광고였다. 팬이 촬영과 제작, 광고를 주도하며 기획자이자 생산자가 되는 현상을 통해 팬덤이 사회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음을 조명했다.
'러브 유어셀프'를 주제로한 전시장에서는 동시대 사진-행위들에 대해 살펴본다 ⓒ박은영
전시관의 많은 사진들은 기괴하고 신비스럽거나 뭔가 의미를 담고 있는 듯 느껴졌다. ‘네가 너를 사랑하라’는 말을 통해 여성의 신체 이미지를 대상으로 쉽게 찍고 소비하는 현대인의 시선에 주목하길 권하는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프로그램 ‘리서치 쇼’는 현재 사진사에 이슈가 되는 키워드 이미지와 인공지능 등이 사진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선정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리서치 테이블'이라는 프로젝트를 의뢰해 진행된다. 그 결과는 각 프로젝트에 적합한 형태로 전시되고, 10월 5일부터 11월 10일까지 11회에 걸쳐 일반인 600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여성의 신체를 이미지로 작품 의도를 전달하고 있다 ⓒ박은영
서울사진축제 ‘오픈 유어 스토리지는 프로·아마추어 작가, 시민을 가리지 않고 채집한 60여 년 시공간 사진 이미지 12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풍경과 그 속에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사진 기록과 그 과정을 통해 현재를 조명하고 있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특별한 날에나 사진을 찍었던 세대에게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는 작은 셀렘을 동반한 특별한 순간이었다. 오래된 친구를 만나거나 맛있는 음식, 혹은 좋은 경치 앞에서 사진 찍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이번 전시는 또 다른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프로·아마추어 작가, 시민을 가리지 않고 채집한 60여 년 시공간 사진 이미지 120여 점을 소개한다 ⓒ박은영
때로는 열 문장의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인상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처럼, 사진이 지닌 그 진지한 매력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시는 11월 10일까지다.
◆서울사진축제
- 기간 : 2019. 10. 01(화)~11.10(일), 월요일 휴무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238
- 장소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 요금 : 무료
- 홈페이지 : www.seoulphotofestival.org
- 문의 : 02-2124-5201(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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